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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주와 민속주의 위기가 가속되고 있다:엔티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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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주와 민속주의 위기가 가속되고 있다

고은영 | 기사입력 2009/02/24 [20:43]

전통주와 민속주의 위기가 가속되고 있다

고은영 | 입력 : 2009/02/24 [20:43]
 외래술에 밀리는 전통.민속주의 위기

전통. 민속주의 위기가 심각하다. 한때 전통.민속주만 전문적으로 판매하던 종로 인사동 골목의 업소들이 눈에 띠게 줄어들었고, 그 자리에 일본의 ‘사케’주점이나 ‘와인 바’ 등이 하나 둘 자리를 잡고 있다.

이는 비단 인사동만이 아닌 서울지역 대부분에서 보이고 있는 현상인데, 인천, 부산, 광주 등 지방도 예외는 아니다. 서울의 홍대입구나 압구정동 일대에서만 보이던 ‘와인바’나 ‘사케’주점이 전통을 간직하던 인사동까지 세를 넓히게 된 이유는 저렴한 가격과 일부 연예인들의 ‘와인예찬’론에 따른 여파가 적지 않다.

대체로 곡주가 주류였던 국내 전통주시장이 애주가들의 인기를 얻게 된 것은 1990년대 초반부터이다. 알코올 도수를 낮춘 약주, 과실주와 다양한 한약재를 섞은 술들이 대거 선보였고, 일반인들에게 더욱 가까이가게 된 계기는 국순당, 배상면가 같은 전통. 민속주 생산업체들이 대량으로 술을 판매하면서 이른바 전통주 ‘신드롬’을 일으킨데 기인한다.

그러나 2007년 말부터 전통. 민속주의 판매는 감소세로 돌아섰는데, 그 이면에는 경기침체의 영향이 가장 컸다. 그렇잖아도 맥주, 소주에 비해 시장 점유율이 크지 않았던 전통. 민속주 시장은 경기의 하락에 따른 판매율 급감과 지난 해부터 시작된 저렴한 와인, 사케의 공격적 마케팅에 밀려 맥을 추지 못하게 된 것.

일반인들에게 널리 인식된 청하, 백세주, 복분자주 등의 전통주의 매출은 눈에 띠게 감소했고, 지금도 진행 중이다. 다행히 복분자주는 악전고투하며 선전하고 있으나 앞으로의 전망을 보면 밝아 보이지가 않다.

'와인예찬' 론을 폈던 일부 연예인들의 행태도 매출 감소에 한 몫

국세청 통계에 따르면 국내 전통주 시장은 4000억 원대로 전체 7조원 규모의 주류시장 (2007년 판매물량 기준)의 10%정도라고 한다. 이 10%의 규모도 해를 넘길수록 줄어들어 2008년의 통계예상치가 3000억 원선으로 큰 후퇴를 보이고 있다.

작년 초부터 TV나 언론지상에 심심치 않게 나왔던 일부 스타급 연예인들의 와인예찬론은 가뜩이나 매출의 감소를 겪고 있던 전통. 민속주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준 것이 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사실 경기도 나쁘고, 전통. 민속주는 맥주나 소주처럼 가격이 저렴한 것도 아닙니다. 그러나 몸에 좋은 성분들로 만든다는 인식이 있어 술을 드시는 분들이 평균적으로 10회 정도의 술을 마신다고 보면 2~3회는 전통. 민속주를 마셨던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스타급의 연예인들이 방송에서 ‘와인’이 좋다는 식으로 한두 번도 아니고 연속으로 말하다보니 젊은 층은 물론, 중. 장년 층도 갑자기 와인을 찾더군요.”

인사동에서 10여년간 전통. 민속주를 판매하던 H업소 업주는
이렇게까지 힘들어질 줄은 몰랐죠. 그래서 인테리어를 바꾸고 와인은 물론 요즘 젊은 층에 인기인 사케까지 들여오게 되었어요.”
이제 전통. 민속주점보다 ‘와인바’나 ‘사케’주점으로 바꿔야 살아남을 것 같다고 말한다. 사실 와인이나 최근 애주가들에게 급속도로 인기를 얻고 있는 ‘사케’가 현지보다 국내에서 4~5배 이상의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는 보도로 한때 사회적 문제가 되기도 했지만, 오히려 젊은 층에선 그런 뉴스로 인해 자신들이 마시는 와인이나 사케가 고급이라는 ‘선택된 애주가’로써의 희안한 논리가 형성되기도 했다.

이는 와인이나 사케 수입업자들이 뉴스에 주눅 들지 않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도 있다.

여하간 전통. 민속주를 생산하던 업체의 마케팅부가 예측한 일부 지역에서만 한정되리라던 와인 바와 사케 주점이 홍대 인근과 압구정동 일대에서 거의 모든 대학가와 지방에까지 확산되자 업체는 당황함을 넘어서 백기를 든 모습이다.

또한, 그나마 추석이나 설 명절에 필수 선물 품목에 올랐던 전통. 민속주의 매출 급감은 업체들로 하여금 도산할 수 있다는 위기감까지 심어주고 있다.

“지난 해 추석 명절부터 올 설에도 전통주보다는 와인의 판매가 더 많았고, 사케를 찾는 사람들도 적지 않아요. 듣기로는 올 설에 일부 백화점에선 아예 전통주 판매를 하지 않았다고 해요.”

서울 상봉동의 대형 마트에서 주류 판매를 하는 판매원의 말이다. 다시 말해 그나마 전통. 민속주의의 명맥을 유지해 주던 명절 때의 판매 또한 급감해서 이대로 가다가는 전통. 민속주의 자취를 찾기가 힘들어 질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도 보이게 하는 것이다.

해외로 눈을 돌리는 신(新) 판매 전략을 세워야 할 때

전통. 민속주의 위기는 새로운 판로 개척에 눙을 돌려야 할 때가 온 것임을 알려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와인과 사케에 밀려서가 아니라 전통. 민속주의 명맥을 유지하면서 90년대 맞이했던 호황기를 다시한번 재연하기 위해서는 국내시장보다는 해외시장을 개척해야 한다는 것이 업계와 전문가들의 전반적인 의견이다.
이는 2008년 10억 달러 이상의 맥주를 수출한 독일과 78억 달러의 프랑스 와인, 5천만 달러의 수출고를 올린 중국의 고량주와 일본의 청주같은 예를 보더라도 명확해 진다.

"전통주를 단순히 술이 아닌 보존해야 할 전통 문화로 가꾸어야 한다"는 전통주 업계 종사자들의 사명감(?)이 현실화 되기 위해 위기 상황인 국내시장을 벗어나 해외시장에서 그 우수성을 알리는 방법이 최선의 생존 전략일 것이다.

가능성은 충분히 열려 있다. 지난 해 전통주의 수출액은 900만 달러에 그쳤으나 세계로의 진출 가능성을 확인시켜 준 액수이다. 새로운 마케팅기법에 따른 공격적인 경영, 그리고 해외인들의 입맛에 맞는 신상품 개발에 노력하면, 한국의 전통. 민속주가 세계로 뻗어 나갈 수 있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정부와 업체, 소비자 모두가 전통주에 대한 사고와 인식이 필요한 시점이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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