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대생 청부살인' 피의자, 호화병실에 이어 호화 교도소?
피해자 故하지혜 씨의 오빠 하진영 씨, 불합리한 사법체계에 1인 시위
고은영 | 입력 : 2016/03/04 [20:54]
<사진/맨위-교도소앞에서 시위하는 하진영 씨, 중간-단란했던 하 씨의 가족, 아래-하진영 씨의 페이스북에 오른 사진>
지난 2002년 일명 '여대생 청부 살인 사건'의 피해자 하지혜 씨(당시 22세)를 청부 살해하고 감형없는 무기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영남제분(현 한탑) 회장 부인 윤길자 씨가 모범수가 복역하는 화성교도소에 수감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사회적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하 씨의 친오빠인 하진영 씨는 분을 참지 못하고 지난달 29일부터 법원과 교도소, 한탑 , 병원 등에서 1인 시위를 펼치고 있다.
하 씨의 여동생 故하지혜 씨는 2002년 영남제분(한탑) 류원기 회장의 아내 윤 씨의 살인 청부로 엽총으로 살해당했다.
당시 윤 씨는 과거 사위의 외도를 의심하고 살인을 청부한 혐의로 2004년 무기징역을 선고를 받았으나 허위진단서를 이용해 총 15회의 형집행정지를 받고 호화 병실 생활을 하다가 발각되어 재수감되기도 했다. 검찰수사 결과, 영남제분(한탑) 류 회장은 허위진단서를 작성한 박병우 주치의에게 1만 달러를 전달했던 것이 드러나기도 했다.
교도소에 재수감되었던 윤 씨가 형기를 얼마 남기지 않은 수형자를 수용하는 화성 직업훈련교도소로 이감된 것을 알게 된 하 씨는 3일, 교도소 앞에서 피켓을 들고 “여동생을 청부 살해한 윤 씨가 어떻게 모범수들이 사회복귀를 돕는 직업훈련 교도소에 있냐"며 항의 시위를 펼쳤다.
하 씨는 "죄를 지은 자가 죄에 대한 대가를 받지 않고 있다. 법의 잣대가 평등하게 이뤄지지 않는다"면서 "여동생을 그리워하다가 어머니마저 쓸쓸히 세상을 떠났는데, 윤 씨는 병원에서 6년이나 호화생활을 하고, 시설이 좋은 교도소에서 지내고 있는 상황이 이해가 안된다"고 울분을 토로했다.
윤 씨가 수감 중인 화성 직업훈련 교도소는 지난 2009년 건립됐으며 외형상으로도 교도소라기보다는 정부청사처럼 꾸며져 있으며 난방시설도 잘돼 일반 교도소보다 환경이 훨씬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이 교도소는 수형자들이 사회 복귀에 대비해 제과 제빵 등 직업 훈련을 받는 곳인데 윤 씨는 직업 훈련조차 받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법무부 측은 윤 씨가 화성 직업훈련교도소에 수감된 이유가 개인정보라는 구실로 밝히지 않고 있으며 교정본부도 이 교도소가 직업훈련을 받는 이들 외에 일반 수형자들도 함께 수용되어 있으며 무기수도 20명가량 있다고 해명했다.
또한 윤 씨가 '직업훈련 대상 수형자'가 아닌 '일반 수형자'로서, 관련 규정에 따른 처우등급과 수용 여건 등을 고려해 해당 교도소에 수용되어 있다는 것을 밝혔다.
그러나 세간에는 이런 '특수대접'이 혹시 윤 씨가 특별사면 대상자로 포함돼서 그런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일고 있다.
1인 시위를 이어가는 하 씨는 4일 오전에도 부산 남구 대연동 영남제분(현 한탑) 사무실 근처에서 시위를 벌이다가 직원들의 제지를 당하기도 했는데, 하 씨에 따르면 직원들이 “우리도 먹고 살기 힘들다”고 막으면서 “회사에 일이 생기면 죽여버리겠다”고 협박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직원들은 최근 모친상을 당한 하 씨에게 “부모 관리도 못하는 사람이 왜 1인 시위를 벌이냐”면서 “부모가 자식교육을 못해서 발생한 일 아니냐”고 사망한 하 씨의 동생을 들먹이며 막말을 퍼부었다고 한다.
하 씨의 이런 소식을 전해 들은 누리꾼들은 SNS와 인터넷에 "어이없다!", "돈이 있으면 무기수인데도 화려한 대접을 받나보다", "사람을 끔찍하게 죽이도록 해놓고 호화 병실에 호화 교도소라니...", "우리나라 사법체계는 돈 있는 사람에겐 엄청 관대..."라는 등 분노의 목소리를 올리고 있다.
<고은영 기자/koey50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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