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밤,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이 공천관리위원회의 이른바 ‘밀어내기’에 결국 탈당을 선택하고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대한민국 정치사에 듣도 보도 못한 ‘최악의 공천 학살’이 결국 유 의원을 끝으로 마무리 된 것이다.

그러나 유 의원을 ‘밀어내기’한 새누리당은 적잖은 내상을 입었고, 4.13 총선에서도 큰 손해를 입게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또한, 일개 의원에 불과한 유 의원을 전국적인 인물로 부상시켜 놓았다는 것은 향후 TK지역에서의 세력 분포의 변화도 가능하게 만들었다 하겠다.

유 의원의 탈당으로 인해 당장 당내에서는 친박계(친 박근혜)와 비박계(비 박근혜)간 불협화음은 더 키지는 모습이다. 비박계는 ‘당 지도부가 책임을 방기한 채 유 의원 공천 문제에 소극적으로 대응해 결국 문제를 키운 꼴이 되고 말았다’며 이번 사태가 총선 국면에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반면, 친박계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면서 유 의원이 탈당의 변에서 지난 원내대표에서 물러날 때처럼 '헌법 1조 2항'을 언급한 것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한 비박계 의원은 유 의원의 탈당 후 무소속 출마에 대해 "친박이 유승민 대통령 만들기를 한 것 같다“면서 ”이 사태가 결국 수도권에서의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의원은 "유 의원 사태는 지금까지 쌓아놓은 새누리당의 지지층을 이탈하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계파를 떠나 공천 관계자들이 책임을 느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수도권 비박계 의원은 "유권자들이 새누리당은 안 찍는다고 한다.“며 ”공천신청을 했으면 공천관리위에서 결정을 해줘야지 이번 경우처럼 사실상 탈당을 종용하도록 몰고 간 것은 책임 있는 공당의 자세가 아니다"라고 어이없어 했다.

이와는 반대로 친박계 한 의원은 유 의원이 기자회견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을 겨냥해 헌법을 들먹이며 "어떤 권력도 국민을 이길 수 없다"고 비판한 것에 대해 "(유 의원이)무슨 독립투사냐"라며 반발했다.

이 의원은 "집권당 원내대표까지 한 사람이 저렇게까지 말하면 어떡하느냐“며 "결국 당을 배신한 꼴이다”라며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또 다른 친박계 의원은 "공관위가 결정 시간을 너무 오래 끌면서 유 의원을 너무 키웠다"며 이한구 공관위원장의 공천 전략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유 의원 사태는 결국 '찻잔속이 태풍'이 될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결국 비박계는 이번 공천과 관련해 불만이 팽배해 있고, 친박계는 유 의원 사태를 평가절하하거나 ‘배신한 정치인’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려는 각기 다른 속내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유 의원이 탈당한 현재, 국민들은 친박계의 주장보다 비박계의 의견에 더 공감하고 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룰’도 없고 당헌.당규를 무시한 ‘최악의 공천’을 이끈 이 공관위원장은 비박계의 말처럼 ‘역사에 남을’ 인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

또 하나 김무성 대표는 ‘줏대없는 대표’란 낙인이 찍히게 되어 김 대표로서는 대선가도에 치명상을 입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고은영 기자/koey50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