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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이섬, 발길 닿는 곳마다 야생화 천국:엔티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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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이섬, 발길 닿는 곳마다 야생화 천국

‘와글와글숲 PIZZA & PASTA’ 리뉴얼… 야채 듬뿍 올라간 ‘루꼴라 피자’로 활력을

문화부 | 기사입력 2018/07/16 [20:02]

남이섬, 발길 닿는 곳마다 야생화 천국

‘와글와글숲 PIZZA & PASTA’ 리뉴얼… 야채 듬뿍 올라간 ‘루꼴라 피자’로 활력을

문화부 | 입력 : 2018/07/16 [20:02]


어느 순간 내 몸도 싸리 가지처럼 메말라버릴 텐데 가장 낮은 자리를 쓸어 담는 빗자루라도 되었으면 좋겠다. 성하(盛夏)의 꽃만 그리워하다 속절없이 늙어 공연히 뻣뻣해지기만 할까 두렵다. <김선미 「나무, 섬으로 가다」 나미북스(2018), 179쪽>


이른 더위를 맛본 탓에 섬에 들어오기 전에 걱정부터 앞섰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섬은 시원했다. 한낮 태양은 젖은 숲의 수증기를 맹렬한 기세로 빨아들이며 기온을 떨어뜨리고 있었다. 강바람도 그에 뒤질세라 부지런히 열기를 밀어내는 것 같았다.

나무 안에는 뿌리에서 이파리까지 이어지는 물의 길이 있다. 땅 속 깊은 곳에서 하늘로,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중력을 거슬러 오르는 길이다. 일방통행이다. 사람의 길처럼 뒤엉키지도 않는다. 나무의 속살을 타고 올라간 물이 이파리의 숨구멍을 통해 밖으로 빠져나간다. 보통 1제곱센티미터 이파리 안에 1만 개에서 8만 개까지 기공이 있다. 나무 한 그루로 치면 어마어마한 양이다. 어른 나무 한 그루는 기공으로 매일 수백 리터의 물을 증발시킨다. 실로 대단한 힘이 아닐 수 없다. 나무가 땅속의 물을 하늘로 길어 올리는 두레박이나 펌프 역할을 하는 셈이다.

나무의 몸을 통과해 하늘로 올라간 수증기는 구름이 된다. 나무가 구름 씨앗을 만들고 구름은 비가 되어 다시 나무에게 돌아온다니. 오래전부터 자연스럽게 반복되고 있는 일들이 새삼 경이롭게 느껴진다. 증산작용을 수냉식 에어컨에 비유한다면 나무 한 그루 냉방 효과가 지름이 16cm인 경우 24평형 에어컨 한 대를 12시간 틀어놓은 것과 같다고 한다. 숲이 없다면 남이섬은 얼마나 뜨거울까. 물기를 머금은 숲에서는 싱그러운 수박 냄새가 났다.

7월의 남이섬에서는 가장 많은 종류의 꽃이 핀다. 큰 나무에서 피는 꽃은 5월이 절정이다. 하지만 여름 꽃은 큰키나무보다는 떨기나무에 많고, 나무보다 한해살이풀 꽃이 대부분이다. 섬에는 발길 닿는 곳마다 야생화 천국이었다. 동쪽 강변은 새로 꽃울타리를 두른 것 같았다. 겨우내 강 쪽으로 시원하게 뚫려 있었는데 어느새 가지들이 쑥쑥 자라 초록으로 울을 두르고 사이사이 보라색 싸리꽃을 피워 올렸다.

뜨거운 햇살 아래 빛나는 싸리꽃은 꿀샘이 넉넉해서 그런지 큰나무에서 앞다투어 꽃들이 피어나던 봄날 풍경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봄에 피는 꽃은 해가 길어지는 것을 감지하고 일정한 기준이 되면 꽃눈을 열기 시작하는데, 가을꽃은 밤이 길어지기를 기다렸다가 핀다. 그러나 싸리 같은 여름꽃은 밤낮의 길이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데. 싸리꽃이 느긋해 보이는 것도 그래서일까.

싸리꽃의 꿀샘처럼 달콤한 음식이 남이섬에도 있다. 지난 6일 리뉴얼한 ‘와글와글숲 PIZZA & PASTA’는 화덕에 전통방식 그대로 직접 구워내 피자 본고장의 맛을 즐길 수 있는 유러피안 피자 전문점으로 루꼴라피자, 고르곤졸라 등 다양한 화덕피자부터 치킨 가라아게, 라따뚜이 등 다양한 사이드 메뉴도 즐길 수 있어 시원한 맥주가 생각나는 곳이다.

숲속의 무성해진 풀들이 오솔길을 흔적도 없이 지우고 있다. 연못에는 수면을 가득 채운 연잎 위로 하늘을 향해 연꽃이 활짝 피어나는 중이다. 연잎과 연꽃으로 가득 찬 연못은 물속으로 햇살 한 줌 스며들 틈도 보이지 않았다. 큰키나무의 이파리도 치밀하게 겹쳐져 성하의 숲은 더 깊고 짙어졌다. 초록이 초록을 덮어 짙어져만 가는 숲에서 군데군데 새치같이 물든 단풍도 눈에 띄기 시작했다. 벌써 가을의 예고편이라니! 입추가 무더위 뒤를 바짝 쫓아오고 있었다.

-위 보도자료 내용은 김선미 작가의 「나무, 섬으로 가다」를 바탕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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