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간다 싶으면 여지없이 논란을 야기시켜 지지율을 까먹는 한나라당의 행태가 다시 한 번 도마위에 올랐다. 중앙일보 20일자 보도에 따르면 지난 16일, 제2회 국회의장배 전국 대학생 토론대회가 끝나고 대회에 참석한 대학생들과의 저녁식사 자리를 함께 한 한나라당 강용석(41.마포을) 의원이 아나운서를 지망하는 한 여학생에게 "다 줄 생각을 해야 하는데 그래도 아나운서를 할 수 있겠냐"는 발언이 뒤늦게 알려져 '성 희롱' 논란에 휩싸였다. 강 의원은 이 자리에서 특정 대학명을 거론하며 "OO여대 이상은 자존심 때문에 그렇게는 못하더라"는 말을 하면서 지난해 청와대를 방문한 적이 있다는 여학생에게는 "그때 대통령이 너만 쳐다보더라"며 "남자는 다 똑같다, 예쁜 여자만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어 "옆에 사모님(김윤옥 여사)만 없었다면 네 번호도 따갔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 의원은 지난 2008년에도 한나라당 홈페이지의 '한나라 칼럼'코너에 올린 '섹시한 박근혜'라는 칼럼에서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를 두고 "나뿐 아니라 많은 유부남들이 박근혜의 물구나무 선 모습, 완벽한 아치 모양의 허리에 감탄을 금치 못했을 것이다"라고 묘사해 논란을 빚은 적이 있다. 강 의원의 '성 희롱' 발언이 알려지자 한국 아나운서협회(회장 성세정)가 '아나운서에 대한 성 희롱'으로 규정짓고 20일, 규탄 성명을 발표했다. 이와 함께 아나운서로 구성된 대규모 항의 방문단을 꾸려 21일, 한나라당을 항의 방문하는 등 적극 대처키로 했다. 아나운서협회 소속의 한 아나운서는 "아나운서라는 소중한 꿈을 키우고 있는 여자 대학생에게 이같은 발언을 한 것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일"이라며 강의원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강 의원은 즉각 부인하고 나섰는데,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희롱 논란이 있었던 학생과) 직접 통화했는데 '그런 말을 들은 사실이 없다'고 확인했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해당 학생이 방송 쪽을 생각하고 있는데 아나운서와 기자 중 어느 게 맞는지 고민이 된다고 해서 기자가 더 낫지 않겠냐는 개인적인 의견을 밝혔을 뿐"이라고 밝혔다. 일이 불거지자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는 이날 강 의원의 발언과 관련, 당 윤리위원회에 긴급 진상조사와 함께 엄정 대처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또한, 강 의원의 무책임한 발언을 문제 삼고 있다고 알려진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 부부를 망신 준 발언"이라며 "국민들이 대통령을 어떻게 보겠냐"고 분노를 감추지 않았다. <저작권자 ⓒ 엔티엠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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