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전, 2년 1개월 만에 남북은 다시 만나 진중한 분위기에서 대화를 나눴다. 남북 대표단은 이날 헤어졌다 만났다를 반복하면서 8차례의 회의를 가졌다. 이날 오전 10시에 시작된 남북 고위급회담은 남북 대표단이 서로 덕담을 주고받으면서 시작됐다. 남측 수석대표인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날씨가 추운 데다 눈이 내려 평양에서 오는 데 불편하지 않았나”라고 인사했다. 이에 북측 수석대표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은 “강추위가 계속돼 그런지 온 강산이 꽁꽁 얼어붙었다”며 “날씨보다 북남관계가 더 동결 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응답했다. 이어 “북남대화와 관계 개선을 바라는 강렬함에 의해 북남 고위급회담이라는 귀중한 자리가 마련됐다”고 했다. 조 장관은 “이번 겨울이 춥고 눈도 많이 내려 동계올림픽을 치르는 데 좋은 조건이 됐다”며 “북측에서 귀한 손님들이 오시기 때문에 평창 올림픽이 평화축제로 잘 치러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 위원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확 드러내놓고 하는 게 어떤가”라고 회담 전체를 공개하자며 돌출 제안을 했다. 조 장관은 “일리가 있다”면서도 “모처럼 만나서 할 얘기가 많은 만큼 관례대로 비공개로 진행하고 필요하다면 중간에 공개하는 것이 순조롭게 회담을 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고, 리 위원장은 조 장관의 제안을 받아 들였다. 50여분간의 오전 회담이 끝난 후, 천해성 통일부 차관은 브리핑을 통해 “(남북이) 진지하게 임하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오후 회담은 짧고 굵게 진행됐는데, 양측 수석대표를 뺀 실무대표 4 대 4 접촉이 1시간30분 동안 2차례 이어졌다. 이어 오후 6시25분부터 잇따라 진행된 실무대표 3 대 3 접촉과 수석대표 접촉에서 공동문안을 협의했고, 오후 8시42분 종결회의에서 공동보도문이 채택됐고 10시간42분 만에 회담은 종료됐다. 북측은 서해지구 군 통신선을 복원했다고 남측에 알렸고 천 차관은 이를 취재진에게 브리핑했는데, 이런 발표에 대해 리 위원장은 군 통신선을 “지난 3일 개통했는데 이날 복원한 것으로 공개했냐”며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남측 대표단은 태극기와 평창 올림픽 엠블럼 배지를 가슴에 달고 회담장에 나왔고, 회담장에 마련된 생수도 ‘평창수’였다. <윤원태 기자/ntmnewskr@gmail.com> <저작권자 ⓒ 엔티엠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