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 행정관, '이제 정말로 나가야 할 때 된 것 같다'
'애초에 6개월만 약속하고 들어왔던 터라 예정보다 더 오래 있었다'
2018-06-30 고 건
<사진-청와대/지난 평양에서 열린 우리 예술단 공연 전 우리측 윤상 감독과 북측 현송월 단장 사이에서 대화를 듣고 있는 탁현민 행정관>
문재인 정부의 크고 작은 행사에서 탁월한 기획과 연출을 선보여 국민들에게 감동을 안겼던 탁현민 청와대 선임행정관이 언론을 통해 사임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30일, ‘경향신문’은 탁 행정관이 문자 메세지를 통해 통해 사임 의사를 밝혔다고 보도했다. 탁 행정관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사퇴를 암시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었다.
탁 행정관은 ‘경향신문’에 보낸 문자 메세지에서 "사직 의사를 처음 밝힌 것은 지난 평양 공연 이후였다. 하지만 비서실장이 사표를 반려하고 남북 정상회담까지는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말씀에 따르기로 했고, 이제 정말로 나가도 될 때가 된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그 사이도 여러 차례 사직 의사를 밝혔지만 (청와대가) 저에 대한 인간적 정리를 쉽게 결정해주지 못하고 있어서, 굳이 공개적으로 사직 의사를 밝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탁 행정관은 "이제는 굳이 제가 없어도 충분히 대통령 행사의 기획과 연출을 잘 해 내리라는 믿음도 있고 무엇보다 새 의전 비서관으로 임명된 김종천 비서관이 있어 더욱 그러한 믿음이 단단해졌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탁 행정관은 "저와 김종천 비서관의 인간적 관계에 대해 아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그는 제가 청와대 안에서 유일하게 '형'이라고 부르는 사이이며 가장 적임자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전날 ‘조선일보’는 탁 행정관의 페이스북 글을 전하며 최근 청와대 개편 인사를 사임 이유의 배경으로 전했었다.
‘조선일보’는 탁 행정관 선임인 조한기 의전비서관이 제1부속비서관으로 이동하면서 김종천 선임 행정관이 그 자리를 대신했고, 이 때문에 "탁 행정관이 이번 인사에서 밀린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다"는 것이었다.
탁 행정관은 이와 관련해 "‘조선일보’ 보도에 저와 김 비서관 사이의 갈등이나 인사 문제를 이야기하던데... 정말 ‘조선일보’는 지난 1년 내내 참 대단하다. 그 '신박'한 해석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일침을 놓았다.
그러면서 "그래서 청와대 관계자(?)가 제가 사표를 쓰지 않았다는 말을 했던 것은, 아마 저의 사직 의사가 아직 수리되지 않았다는 정도로 이해해 주시면 될 것 같다"는 글로 사퇴 의사를 확실히 했다.
탁 행정관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맞지도 않은 옷을 너무 오래 입었다"며 사의를 암시하는 글을 올려 화제가 됐는데, 청와대는 이에 대해 "사표를 내겠다는 의사를 밝힌 적이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고 건 기자/koey505@naver.com>
<다음은 '경향신문'이 공개한 탁 행정관의 문자 메시지 전문이다>
탁현민입니다.
사직의사를 처음 밝힌 것은 지난 평양공연 이후였습니다. 애초에 6개월만 약속하고 들어왔던 터라 예정보다 더 오래 있었다고 생각했습니다.
5.18 부터 평양공연까지로 충분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비서실장님이 사표를 반려하고 남북정상회담까지는 있어야하지 않겠느냐는 말씀에 따르기로 했고 이제 정말로 나가도 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그 사이도 여러 차례 사직의사를 밝혔지만 저에 대한 인간적 정리에 쉽게 결정해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 굳이 공개적으로 사직의사를 밝힌 이유가 되겠습니다.
선거법위반 재판의 1심 결과도 사직을 결심할 수 있는 이유가 되었습니다. 100만원 이하의 벌금은 직을 유지할 수 있는 조건이 되겠지만, 제게는 오히려 떠밀려 떠나는 것이 아니라 마음 편히 떠날 수 있는 이유가 되었다는 말입니다.
지난 1년동안 함께 호흡을 맞추며 수많은 행사를 치러 낸 의전비서관실의 동료들도 이제는 굳이 제가 없어도 충분히 대통령행사의 기획과 연출을 잘 해내리라는 믿음도 있고 무엇보다 새 의전비서관으로 임명된 김종천 비서관이 있어 더욱 그러한 믿음이 단단해졌습니다. (저와 김종천 비서관의 인간적 관계에 대해 아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그는 제가 청와대 안에서 유일하게 '형'이라고 부르는 사이이며 가장 적임자이기도 합니다. )
조선일보 보도에 저와 김 비서관 사이의 갈등이나 인사문제를 이야기하던데... 정말 조선일보는 지난 1년 내내 참 대단합니다. 그 '신박'한 해석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청와대 관계자(?)가 제가 사표를 쓰지 않았다는 말을 했던 것은, 아마 저의 사직의사가 아직 수리되지 않았다는 정도로 이해해 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정말 조용히 떠나고 싶었는데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인해 지난 1년 내내 화제가 되었고 나가는 순간까지도 이렇게 시끄럽네요. 여러 소회는 언젠가 밝힐만한 시간이 오리라 생각합니다. 굳이 이 말 저 말 안하고 좀 조용히 지내려 합니다. 허리디스크와 이명과 갑상선 치료가 먼저라...
지나치게 많은 관심에 감사했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크고 작은 행사에서 탁월한 기획과 연출을 선보여 국민들에게 감동을 안겼던 탁현민 청와대 선임행정관이 언론을 통해 사임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30일, ‘경향신문’은 탁 행정관이 문자 메세지를 통해 통해 사임 의사를 밝혔다고 보도했다. 탁 행정관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사퇴를 암시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었다.
탁 행정관은 ‘경향신문’에 보낸 문자 메세지에서 "사직 의사를 처음 밝힌 것은 지난 평양 공연 이후였다. 하지만 비서실장이 사표를 반려하고 남북 정상회담까지는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말씀에 따르기로 했고, 이제 정말로 나가도 될 때가 된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그 사이도 여러 차례 사직 의사를 밝혔지만 (청와대가) 저에 대한 인간적 정리를 쉽게 결정해주지 못하고 있어서, 굳이 공개적으로 사직 의사를 밝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탁 행정관은 "이제는 굳이 제가 없어도 충분히 대통령 행사의 기획과 연출을 잘 해 내리라는 믿음도 있고 무엇보다 새 의전 비서관으로 임명된 김종천 비서관이 있어 더욱 그러한 믿음이 단단해졌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탁 행정관은 "저와 김종천 비서관의 인간적 관계에 대해 아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그는 제가 청와대 안에서 유일하게 '형'이라고 부르는 사이이며 가장 적임자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전날 ‘조선일보’는 탁 행정관의 페이스북 글을 전하며 최근 청와대 개편 인사를 사임 이유의 배경으로 전했었다.
‘조선일보’는 탁 행정관 선임인 조한기 의전비서관이 제1부속비서관으로 이동하면서 김종천 선임 행정관이 그 자리를 대신했고, 이 때문에 "탁 행정관이 이번 인사에서 밀린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다"는 것이었다.
탁 행정관은 이와 관련해 "‘조선일보’ 보도에 저와 김 비서관 사이의 갈등이나 인사 문제를 이야기하던데... 정말 ‘조선일보’는 지난 1년 내내 참 대단하다. 그 '신박'한 해석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일침을 놓았다.
그러면서 "그래서 청와대 관계자(?)가 제가 사표를 쓰지 않았다는 말을 했던 것은, 아마 저의 사직 의사가 아직 수리되지 않았다는 정도로 이해해 주시면 될 것 같다"는 글로 사퇴 의사를 확실히 했다.
탁 행정관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맞지도 않은 옷을 너무 오래 입었다"며 사의를 암시하는 글을 올려 화제가 됐는데, 청와대는 이에 대해 "사표를 내겠다는 의사를 밝힌 적이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고 건 기자/koey505@naver.com>
<다음은 '경향신문'이 공개한 탁 행정관의 문자 메시지 전문이다>
탁현민입니다.
사직의사를 처음 밝힌 것은 지난 평양공연 이후였습니다. 애초에 6개월만 약속하고 들어왔던 터라 예정보다 더 오래 있었다고 생각했습니다.
5.18 부터 평양공연까지로 충분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비서실장님이 사표를 반려하고 남북정상회담까지는 있어야하지 않겠느냐는 말씀에 따르기로 했고 이제 정말로 나가도 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그 사이도 여러 차례 사직의사를 밝혔지만 저에 대한 인간적 정리에 쉽게 결정해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 굳이 공개적으로 사직의사를 밝힌 이유가 되겠습니다.
선거법위반 재판의 1심 결과도 사직을 결심할 수 있는 이유가 되었습니다. 100만원 이하의 벌금은 직을 유지할 수 있는 조건이 되겠지만, 제게는 오히려 떠밀려 떠나는 것이 아니라 마음 편히 떠날 수 있는 이유가 되었다는 말입니다.
지난 1년동안 함께 호흡을 맞추며 수많은 행사를 치러 낸 의전비서관실의 동료들도 이제는 굳이 제가 없어도 충분히 대통령행사의 기획과 연출을 잘 해내리라는 믿음도 있고 무엇보다 새 의전비서관으로 임명된 김종천 비서관이 있어 더욱 그러한 믿음이 단단해졌습니다. (저와 김종천 비서관의 인간적 관계에 대해 아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그는 제가 청와대 안에서 유일하게 '형'이라고 부르는 사이이며 가장 적임자이기도 합니다. )
조선일보 보도에 저와 김 비서관 사이의 갈등이나 인사문제를 이야기하던데... 정말 조선일보는 지난 1년 내내 참 대단합니다. 그 '신박'한 해석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청와대 관계자(?)가 제가 사표를 쓰지 않았다는 말을 했던 것은, 아마 저의 사직의사가 아직 수리되지 않았다는 정도로 이해해 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정말 조용히 떠나고 싶었는데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인해 지난 1년 내내 화제가 되었고 나가는 순간까지도 이렇게 시끄럽네요. 여러 소회는 언젠가 밝힐만한 시간이 오리라 생각합니다. 굳이 이 말 저 말 안하고 좀 조용히 지내려 합니다. 허리디스크와 이명과 갑상선 치료가 먼저라...
지나치게 많은 관심에 감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