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윤석열 검찰총장 청문회 참석하느냐? 보이콧하느냐?
다른 국회 일정 협의는 거부하면서 인사청문회에만 참여한다면 여론 역풍 맞을 수도
2019-06-18 이창재
자유한국당이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 청문회와 관련해 ‘딜레마’에 빠진 모습이다.
18일, 나경원 원내대표는 ‘대정부 투쟁’의 전략 다변화를 선언하면서 윤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 참석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날 나 원내대표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의원총회에 참석해 “정부와 여당이 변하길 바랄 여유가 없다. 다변화하면서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파고드는 전략이 필요하다”면서 “그 첫 번째 과제가 윤 후보자 청문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와대가 윤 후보자를 내정해 발표했다. 공수처(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와 엉터리 검경수사권 조정에 대한 검찰의 쓴 소리를 이제 완전히 틀어막겠다는 것이 아닌가”라며 “이 정권에 불만이 있으면 옷을 벗고 나가라는 식의 선언으로 보인다”라고 비판했다.
나 원내대표는 “우리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수준의 정치보복으로,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공포사회를 만들겠다는 선언이다. 검찰을 정권의 하수인으로 만들려는 음흉한 계략을 반드시 청문회에서 저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 원내대표의 이런 발언은 겉으로는 윤 후보자의 검찰총장 임명을 막아야 한다는 호소지만, 한편으로는 인사청문회를 기점으로 국회에 복귀해야 한다는 당내 일부 의원들의 제안을 받아들이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낳게 한다.
하지만 인사청문회를 열어 정부 공격의 지렛대로 삼아야 하지만, 국회 정상화에 합의하지 않은 상황에서 인사청문회에만 참여하면 여론의 뭇매를 맞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고심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당은 청문회를 통해 윤 지명자의 문제점, 청와대의 검찰 장악 의도, 2년 넘게 이어지는 적폐 수사의 문제점 등을 지적해야 하지만 다른 국회 일정 협의는 거부하면서 인사청문회에만 참여하는 것이 부담스럽지 않을 수 없다.
지난 3일, 김현준 국세청장 후보자 인사 청문요청서가 국회에 제출된 상황인데 윤 후보자 청문회에만 참석한다는 것은 여론의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같은 맥락에서 청문회만 하고 다른 국회 일정을 지금처럼 보이콧한다는 것도 명분이 약하다는 것을 한국당 스스로 알고 있다.
<이창재 기자/micky0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