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급기야 고성.막말에 이어 몸싸움까지
당권파와 퇴진파, 서로 간에 믿음없이 음모와 폭로, 맞대응 '같은 당원 맞나?'
2019-07-23 윤원태
지난 22일,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회의는 손학규 대표를 둘러싸고 퇴진파와 당권파간의 고성과 막말, 그리고 몸싸움이 벌어지면서 급기야 119가 출동하는 상황까지 전개됐다.
이날 일부 퇴진파 당 혁신위원들은 회의 후 회의장을 나가려는 손 대표를 가로막고 1호 안건에 대한 논의를 요구했다.
손 대표가 회의장 밖으로 나가려고 하고 이를 막아서는 혁신위원들 간의 고성이 오가는 와중에 작은 충돌까지 빚어졌는데, 이 과정에서 혁신위 정상화를 요구하며 11일째 단식 중인 한 혁신위원은 충돌 여파로 쓰러져 119가 출동했다.
앞서 혁신위는 전날 과반 동의로 지도부 재신임과 당 여론조사 등 내용을 담은 1호 안건을 만든 상태였다.
장지훈.권성주.이기인 등 당 혁신위원들은 손 대표를 향해 “혁신위와 솔직히 대화하길 바란다. 대화조차 거부하지 말라”며 “(1호 안건이)마음에 안 들면 부결시키면 된다. 목숨 걸고 말하지만 손 대표의 사퇴를 주장한 적은 한 번도 없다. 차라리 우리들을 밟고 가시라”고 비판했다. 단식 중인 권 위원도 “청년들을 비웃는 것인가”라면서 “대표가 만든 혁신위인데, 대표가 임명한 위원장이 도망갔다. 누가 책임지느냐”고 따졌다.
손 대표는 이런 요청을 거부하면서 퇴장했고, 회의장 문을 사이에 두고 10여 분간 실랑이가 벌어진 것이다.
손 대표는 최고위에서 유승민.이혜훈 의원이 혁신위 운영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두고 “사실이라면 중대한 당헌.당규 위반 문제이기에 사실 여부를 밝힐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어제 오후 임재훈 사무총장이 유승민 전 대표가 주 위원장을 만나 손학규의 퇴진을 혁신위 최우선 과제로 해달라고 요구했다는 제보를 발표했다”며 “이날 오전에는 조용술 전 혁신위원이 ‘이혜훈 전 대표를 만났는데, 손학규가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고 했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당 대표급 인사가 혁신위원에게 혁신위에 개입하겠다는 말을 직접 했다는 것인데,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자 오신환 원내대표는 “당 지도체제 변화에 대해 말하는 게 무슨 해당 행위며, 무슨 잘못인가”라면서 “이는 이미 오랜 시간 당 안에서 거론됐던 문제로, 이 부분을 혁신위가 다룰 수 있는 내용이라고 지난 의원총회 때도 충분히 논의된 바 있다”고 반박했다.
이준석 최고위원도 “애초 사실 확인을 하지 않고 흠집내기에 몰두하는 것은 당직자의 자격 미달”이라며 “누구는 단식을 하는데, 누구는 이를 막을 길이 없기에 셀프 폭로.증언.검증쇼를 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손 대표 측인 임재훈 사무총장이 최고위 도중 “혁신위가 특정기관의 산하기관임을 방증한 것”이라고 말했다.
회의장 안에서 ‘피켓 시위’를 하던 혁신위원들은 임 총장을 향해 “허위 말씀을 그만하라. 주대환 위원장은 (유 전 대표 외에도)당 대표, 박주선 전 대표도 만났다고 한다”고 반박했다.
이날 최고위회의는 한 지붕 두 가족인 바른미래당의 현 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할 수 있다. 당권파와 퇴진파의 이런 소모적인 갈등은 서로가 헤어지기 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