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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역사> [3월 10일] 1945년, 미군 도쿄를 불바다로 만들다:엔티엠뉴스

<오늘의 역사> [3월 10일] 1945년, 미군 도쿄를 불바다로 만들다

2010-03-10     김종현

나가사키, 히로시마보다 피해자 많어

1945년 3월 10일, 미육군 항공대 21 폭격기 사령부 예하 B-29 폭격기 335대가 네이팜탄으로 도쿄를 폭격했다. 추정 사망자 수는 조금씩 다르지만, 최소 88,000명에서 최대 120,000명에 이른다.

1945년 초, 중부 태평양에서는 체스터 니미츠(Chester W. Nimitz) 제독이, 남서 태평양 및 필리핀에서는 더글러스 맥아더가 일본을 겨냥하여 착실히 진격하고 있었다. 이에 맞춰 미육군항공대(United States Army Air Forces, USAAF)는 1945년 2월 19일부터 신형 장거리폭격기 B-29를 일본 본토 폭격에 투입하고 있었다. 초기 폭격 전술로 혼란을 빚기는 했지만, 일본도 결국 독일이 겪었던 전략 폭격을 서서히 당하기 시작했다. 특히 유럽에서 8항공군에서 독일에 대한 전략폭격을 지휘했던 커티스 르메이(Curtis LeMay)가 중국을 거쳐 1945년 1월에 헤이우드 S. 헨셀(Haywood S. Hansel)을 대신하여 21폭격기사령부(XXI Bomber Command) 사령관으로 취임하면서 미국의 일본 본토 폭격도 활기를 띄었다. 미국의 도쿄 폭격 작전만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2월 19일 : B-29 119대가 항구 및 도시 지역 폭격
    * 2월 25일 : B-29 174대가 폭격. 화재로 28,000채 건물 파괴.
    * 3월 4일 : B-29 154대가 폭격
    * 3월 10일 : 네이팜탄으로 도쿄 공습.
    * 4월 2일: B-29 100대가 나카지마 항공기 공장 폭격
    * 4월 3일: B-29 68대가 고이즈미 항공기 공장 폭격
    * 4월 7일: B-29 101대가 나카지마 항공기 공장 2차 폭격
    * 4월 13일: B-29 327대로 군수공업지대 폭격
    * 4월 15일: B-29 109대로 도심 지역 폭격
    * 5월 24일: B-29 520대로 일본 왕궁 남쪽 공업지대 폭격
    * 5월 26일:B-29 464대로 왕궁 남쪽 도심 지역 폭격
    * 7월 20일: B-29 1대가 일본 왕궁을 겨냥하고 고폭탄(Pumpkin bomb)을 투하했으나 빗나감.
    * 8월 8일: B-29 60대가 항공기 공장 및 군수공업지대 폭격
    * 8월 10일: B-29 70대가 군수공업지대 폭격

나중에 더 큰 충격인 나가사키와 히로시마에 대한 원폭 투하를 겪기는 했지만, 이 중에서 3월 10일에 있었던 폭격은 일본인들에게 큰 충격이었다. 3월 10일, 르메이가 사용한 폭탄은 네이팜탄이었다. 알루미늄 ·비누 ·팜유 ·휘발유 등을 섞어 젤리 모양으로 만든 네이팜을 연료로 하는 유지소이탄인 네이팜탄은 3,000℃의 고열을 내면서 반지름 30m 이내를 불바다로 만들고, 사람을 타 죽게 하거나 질식하여 죽게 한다. 이미 네이팜탄은 2월 13일부터 있었던 드레스덴 폭격에 서 확실히 그 효과를 톡톡히 입증했다. 르메이는 네이팜탄이 독일보다 일본에 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계산했다. 유럽 도시들은 대부분 석조 건물이지만, 일본은 나무로 집을 만들기 때문이다. 네이팜탄이 터지면서 솟구칠 불길이 목조 가옥을 휩쓸어 2차, 3차의 피해를 줄 수 있을 것으로 계산했다. 그리고 그 계산은 적중했다.

3월 9일 자정 즈음, 선도기 2대가 도쿄 동북 지역에 X자 모양으로 네이팜탄을 일정한 간격을 두고 떨어뜨렸다. 이어서 본대가 그 X를 따라 네이팜탄을 떨궜다. 네이팜탄을 투하하는 중에 통상형 폭탄도 같이 떨어뜨렸다. 네이팜탄이 터지자 불길이 타올랐고 순식간에 목조 가옥을 뒤덮었다. 300대가 넘는 폭격기들이 대당 7톤씩 총 2400톤에 달하는 폭탄을 떨어뜨렸다. 화재는 41 km²를 깨끗이 태웠다. 폭격 전후로 미군이 찍은 비교 사진에서 변화를 확실히 알 수 있다.

폭격 전후로 미군이 항공 촬영한 폭격 지역의 비교 모습(출처:위키피디어)

석조건물만 남은 도쿄. 목조 가옥은 모두 불타버려 평지로 바뀌었다. (출처:위키피디어)

도쿄 소방대는 순식간에 시가지를 차례차례 잿더미로 처리해버리는 불길을 막아내지 못했다. 사람들은 간논사라는 절에 대피하기도 했고, 강물이 불길의 열을 막아줄 수 있을 것이라 믿고 강물로 뛰어들었다. 하지만 간논사로 피한 사람들은 그냥 장작이 되버렸고, 강물로 뛰어들었던 사람들은 푹 삶혀졌다. 그렇게 불길 속에서 사람들은 잿더미로 변했다. 그렇게 죽은 사람은 정확한 숫자는 아무도 모른다. 도쿄 소방국은 사망 97,000여명, 부상 125,000여명으로 추산했고, 폭격 당사자들은 88,000여명이 죽고 41,000여명이 다쳤을 것으로 추정했다. 도쿄 경시청은 사망자와 부상자를 합쳐 124,711명으로 추산했다. 하지만 화재 속에서 실제로 얼마나 죽었고, 얼마나 다쳤는지는 제대로 된 통계는 없고, 추정치만 있을 뿐이다.

이후에도 도쿄는 앞서 일지대로 전쟁이 끝날때까지 계속 폭격을 당했고, 전쟁 말에는 절반 이상이 파괴되었다. 2009년에도 불발탄이 발견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