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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역사> [8월 29일], 1912년, 마라토너 손기정 태어나다:엔티엠뉴스

<오늘의 역사> [8월 29일], 1912년, 마라토너 손기정 태어나다

2009-03-09     김종현
 1912년 8월 29일,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금메달리스트 손기정이 태어났다.

손기정은 평안북도 신의주 출신으로 중학교 시절부터 마라톤을 시작하여 1933년 ~ 1936년 사이 13개 마라톤 대회 중 10개 대회에서 우승했다. 1935년 11월 3일에는  2시간 26분 42초로 당시 세계 신기록을 세웠고, 이 기록은 1947년까지 깨지지 않았다. 손기정의 세계 신기록은 12년 뒤인 1947년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서 해방되었지만 아직 정부를 수립하지 못한 대한민국의 서윤복이 2시간 25분 39초의 기록으로 깼고, 이때 손기정은 서윤복의 코치였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이 열리자 손기정은 일본 국적을 달고 대회에 출전했다.  이 대회에서 2시간 29분 19.2초의 기록을 세우며 우승했다. 이 기록은 자신이 세운 세계 신기록보다 3분이 늦은 것이었지만, 올림픽 신기록은 갱신했다. 그리스의 아테네 브라드니 신문사에서는 고대 그리스 투구를 우승자에게 전달하려 했으나 당시에는 전달되지 못했고, 50년이 지난 1986년에 손기정에게 전달되었다. 그때까지 베를린 샤로텐부르크 박물관에 보관되었다. 1994년 손기정은 이 우승 기념 투구를 국가에 기증했으며, 서양 유물로 처음으로 보물 904호로 지정되어 현재 국립박물관에 전시 중이다.

손기정은 어쩔 수 없이 일본 대표팀의 일원으로 출전했기 때문에 대표팀 공식 선수명단에는 손 기테이(そん きてい)라고 적혔다. 이때문에 올림픽 공식 기록에는 당시 국적을 따라 손기정의 국적이 일본으로 되어 있다. 일본 올림픽위원회가 손기정의 국적 변경을 신청하면 처리될 수도 있었지만, 손기정의 요청을 일본 올림픽위원회는 수용하지 않았다. 이때문에 현재도 공식 기록으로는 1936년 베를린 올림픽의 마라톤 금메달리스트 손기정의 국적은 일본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손기정 관련 자료에는 그의 국적이 대한민국(South Korea)로 기록되어 있고, 당시 그의 조국이 일본의 식민지였기 때문에 일본 선수로 출전했다고 적고 있다. 영문 이름 또한 SOHN, Kee-Chung으로 표기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올림픽 역대 마라톤 우승자 기념비나 올림픽 기록집 등에는 손기정의 국적이 한국으로 기재되어 있다. 국적 문제는 다른 사건을 유발했다. 손기정의 마라톤 우승을 보도했던 당시 조선중앙일보는 손기정의 사진에서 일장기를 삭제하고 신문에 게재한 이른바 "일장기 말소 사건"이다. 8월 13일 조선중앙일보가 먼저 이런 사진으로 보도했고, 8월 25일 동아일보가 그들을 따라했다. 이 문제로 동아일보는 9개월간 정간을 당하기도 했다.

손기정은 이후 서윤복, 함기용 등을 훈련시키는 등 한국 육상계에서 코치로 일했으며, 1988년 서울 올림픽 조직위원이자 마지막 성화봉송자로 나서기도 했다. 2002년 11월 15일 지병이 악화되어 사망했으며 대전 현충원에 묻혔다. 체육훈장 청룡장이 추서되었으며, 모교인 양정보통학교(현재 양정고등학교)가 있던 자리에는 손기정 기념 공원이 만들어졌다. 

손기정이 태어난 날은 2년 전인 1910년 경복궁 근정전에 일장기가 대각선으로 엇갈려 게양되고 조선이 일본의 식민지가 되었음이 공식 발표된 날이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 시상식 장면. 손기정 선수가 월계수로 일장기를 가리고 있다. 앞에 일장기를 가슴에 단 선수는 3위로 입상한 남승룡 선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