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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져버린 통합진보당, 진보정당의 위기:엔티엠뉴스

깨져버린 통합진보당, 진보정당의 위기

탈당파도 당 잔류파도 험난한 앞 길 보여-새로운 진보 정치의 길 걸어야 할 때

2012-09-14     성 주
<사진/탈당파 의원들, 왼쪽부터 서기원.정진후.김제남.노회찬.심상정.강동원.박원석 의원>

혁신적인 진보정당의 탄생이라며 태동했던 통합진보당이 결국 10개월여만에 분당됐다. 지난 13일, 당의 얼굴이랄 수 있는 노회찬.심상정 의원이 탈당을 선언함으로써 예견됐던 분당이 확정됐다.

이로써 통진당은 이석기.김재연 의원을 비롯 6명의 의원만 남는 소정당으로 남게 됐고, 여론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향후 당의 진로마저 불투명하게 됐다. 더구나 비례대표 의원 4명과 강기갑 대표, 그리고 전.현직 대표 10명 중 8명의 탈당에 따른 후속 탈당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각 지역의 시.도 의원들의 도미노 탈당이 이어지는 가운데 14일에는 경기도 혁신계 임원 및 지역위원장이 여의도 국회 헌정관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일괄 탈당을 선언하는 등 탈당 여파는 계속 진행중이다.

통진당의 모태라고 할 수 있는 민주노총은 일찌감치 통진당에서 발을 뺐고, 수 만명의 당원들이 탈당계를 내는 상황과 4.11 부정선거 등에 따른 검찰의 수사 압력은 통진당이 간판을 내려야 할 상황으로까지 치닫는 모습이다.

사실상 당내에는 경기동부연합계만 남아 있다고 봐도 무리는 없을 듯 싶다. 지난 해 12월 창당과 4.11 총선에서 진보정당 사상 최대 의석인 13석을 챙기면서 진보정권 창출도 가능하다는 그림을 그리기도 했던 통진당이 1년도 못 채우고 분당하는 것을 예상한 사람들은 거의 없었다. 

통진당의 13석 의석 확보는 외형은 넓혔지만 내부적으로 각 계파간 이질성을 표출시키는 아이러니컬한 상황으로 발전됐다고 분석된다. 더구나 그동안 세인들에 알려지지 않았던 NL(민족해방)계가 중심이 된 경기동부연합의 폭력성과 부정성이 드러나면서 여론은 급속도로 나빠졌고, 상대적으로 PD(민중민주)계인 심상정.노회찬 그룹과 친노무현계 유시민 전 대표 측에 대한 지지도는 올라갔다.

물론 분당을 막기 위해 강기갑 대표와 원로들의 다각적인 노력도 있었지만 이석기.김재연 의원의 후퇴를 결사 반대하는 경기동부연합계의 반발에 혁신은 물 건너 가게 됐다.

결국 경기동부연합계가 이.김 의원을 지키기 위한 행동은 '아집'으로 비춰지게 됐고, 여론의 지지도 받지 못한 상황에서 혁신계와의 결별은 예정됐다고 할 수 있겠다. 따져보면 통진당이 창당되고 분당되는 상황까지 10개월이란 기간에서 무려 5개월이란 시간을 내분으로 보냈다는 것은 한국 정당사에 듣도 보도 못한 초유의 일이다.

또한, 통진당에 남게 될 경기동부연합계에 의원 수를 늘려주지 않기 위해 이른바 '셀프(self) 제명'으로 탈다한 서기호.박원석.정진후.김제남 의원의 일도 정당사에 황당한 일로 기록되기에 충분하다. 물론 대다수 여론은 '셀프' 제명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의원들에 대해 비판적이지 않고 오히려 법적 대응에 나선 경기동부연합계를 비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어쨌든 통진당의 얼굴인 노.심 의원과 강동원 의원, 그리고 앞서 탈당한 4인의 비례대표 의원은 기자회견을 통해 옛 시를 인용하면서 탈당하는 마음을 표현했는데 "통합진보당을 좋은 당으로 만들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해 사과 드린다"며 "국민을 등진 '죽은 진보'를 떠나 국민이 원하는 진보의 길로 가겠다"고 밝혔다.

탈당파 의원들은 오는 16일, 전국 지역책임자들이 모이는 워크숍을 통해 향후 진로를 모색하고 새로운 진보정당의 깃발을 들 것으로 보이나 쉬워 보이진 않고 있다.

탈당파 의원인 강동원 의원이 "탈당한 사람끼리 다시 창당해 봤자 국민이 용인해 줄까 싶다"며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말한 것이 현재로선 정답이 아닌가 여겨진다.

탈당파 의원들이 험난한 길을 걸을 것이란 예상처럼 당연히 경기동부연합계가 주축이 된 통진당 또한, 미래가 불투명하긴 마찬가지로 보인다. 통합 당시, 7만여 명에 달했던 진성당원(당비를 납부하는 당원)은 이제 4만명을 유지하기 힘들 정도로 축소됐고, 계속 이어지는 탈당으로 얼마를 유지할지 가름하기 어려울 지경이다.

여기에 부정선거 의혹으로 검찰의 수사가 계속되고 있으며 당의 간판으로 내세울 이정희 전 공동대표조차 검찰 수사와 함께 여론의 따가운 눈총을 받는 상황이다. 가장 큰 문제는 '이제 통진당에는 종북파만 남았다'는 여론의 비난이다. 이는 20대 총선에서 의석 확보가 요원해 보인다는 분석을 가능하게 해 준다.

당장 민주통합당이 '야권연대' 파기를 선언할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이 전 공동대표의 대선출마 카드는 말 그대로 '그들만의 잔치'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진보정당의 기치를 높이 들었던 통진당의 오늘을 볼 때, 안타까움을 표하는 국민들이 적지 않다는 것을 탈당파 의원이나 통진당에 남아 있는 세력 모두 깨달아야 하는 것은 물론, 새로운 진보 정치로의 탈바꿈이 필요해 보인다.

<성 주 기자/ntmnewskr@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