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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잠수사 현장 철수, 대책본부는 '자격미달'로 발표

생업을 포기하고 구조작업에 나선 민간 잠수사들과 해경.해군과의 갈등설 증폭

공동취재단 | 기사입력 2014/04/24 [10:09]

민간 잠수사 현장 철수, 대책본부는 '자격미달'로 발표

생업을 포기하고 구조작업에 나선 민간 잠수사들과 해경.해군과의 갈등설 증폭

공동취재단 | 입력 : 2014/04/24 [10:09]
<사진/해경관계자(오른쪽)와 대화하는 황대영 한국수중환경협회 회장> 

'세월호' 침몰 사고 9일째를 맞이한 24일, 전날 구조 작업을 돕기 위해 전국에서 자진해 나섰던 민간 잠수사들이 해경과의 갈등으로 대부분 철수한 것과 관련된 비난 여론이 커지고 있다.

민간 잠수사의 철수소식이 알려지자 국민들은 해경과 해군 측을 비난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해경과 범정부사고대책본부는 민간 잠수사의 작업 배제는 '오해'라며 "일부 잠수사들이 현장에서 사진 촬영을 하는 등 부적절한 모습을 보여 실종자 가족들이 민간 잠수사를 철수시키라고 요구함에 따라 현장 투입을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으나 민간 잠수사들은 기자회견을 여는 등 논란이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민간 잠수사들은 22일 오후부터 구조작업을 멈추고 단계적으로 철수를 하기 시작했는데, 구조에 나섰던 황대영 한국수중환경협회 회장은 23일 기자들 앞에서 "모두 생업을 뒤로 하고 모였는데 실력과 수준에 대해 격하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해경들이 민간 잠수사의 전문성을 폄하하고 폭언을 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황 회장은 해경들이 민간 잠수사를 향해 "이런 현장에 왜 아무나 데리고 오냐"라고 말하는 등 감정을 자극했다면서 "오늘 아침에도 우리가 출항하려 했는데 해경 측이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유가 뭐냐고 했더니 '실종자가족 대표들이 지금 하는 사람들로도 충분하며 더 이상 투입되는 걸 바라지 않는다더라'고 말했다"고 말해 더 이상 현장에 있을 필요가 없어 철수했다고 밝혔다.

김영기 (사)한국수중환경협회 대전본부장은 "민간잠수사들이 세월호 인근에 접근하려고 할 때 해경 관계자로부터 XXX새끼라는 폭언을 들었으며, 납득할만한 해명은 받지 못했다"며 "오후 3~4시부터 민간 잠수사의 참여가 중단된 상태"라고 말했다.

민간 잠수사 철수 사태가 벌어지자 해경 측은 민간 잠수사들의 주장은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해경 관계자는 "UDT, SSU를 비롯해 베테랑 특수대원 수백명이 대기하고 있고 물살이 약해지는 소조기를 맞아 집중적으로 수색을 하려는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되도록 검증된 분들이 구조작업을 해야 한다고 설명하는 과정에서 통제했다는 오해가 생긴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24일 오전 10시, 범정부사고대책본부 고명석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군경 구조 당국이 민간 자원봉사 잠수부에게 폭언을 하는 등 구조 작업에서 배제하고 있다"는 민간 잠수사들의 주장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대책본부는 "사고 발생 이후 수색구조 작업에 도움을 주고자 많은 분들이 생업을 제쳐두고 현장을 찾아오셨으나 참여의 기회를 제대로 드리지 못한데 대해 먼저 송구스럽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간 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순수한 열정으로 오신 분들게 혹시라도 마음의 상처를 드릴까봐 구체적인 사실을 적시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논란이 확산되고 국민들의 의혹을 증폭시키는 보도가 계속됨에 따라 불가피하게 설명을 드리고자 한다"며 "일단 자원봉사자 분들이 오시게 되면 기존 작업을 중단하고 그 분들께 입수의 기회를 드렸다. 대부분 거센 물살과 제한된 시야로 인해 물속에서 10분도 채 안되어 출수하거나, 심지어는 입수도 안 한채 사진만 찍고 돌아가는 분도 계셨다"고 비판했다.

대책본부는 "지금까지 자원봉사자 분들의 구조 실적은 없다"며 "결과적으로 자원봉사자 분들의 뜻과 달리 기존 작업에 많은 지장이 초래되고, 제한된 시간 안에 최대한의 성과를 내야 하는 절박한 작업 현실을 고려하여 불가피하게 자원봉사자 분들의 참여를 제한하게 됐다"고 밝히면서 민간자원봉사자 잠수 제한을 희생자 가족 대표들의 요청에 따라 결정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밖에 대책본부는 지난 22일 현지 감독 해경 요인이 민간 자원봉사자에게 폭언을 했다는 주장에 대해 "본인에게 확인한 결과 사실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대책본부가 '사진만 찍고 돌아가는 분도 계셨다'고 밝힌 부분은 '후폭풍'을 몰고 올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민간 잠수사들이 구조도 못하면서 분란만 일으켰다는 뜻으로 읽힐 부분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민간 잠수사 전체가 아무런 한 일이 없다고 단언한 것으로 받아 들여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당장 SNS과 인터넷 상에서 누리꾼들은 "홍가혜의 말이 맞는 거 아냐?", "민간 잠수사들이 생명줄 5개 가운데 4개 거는 등 활약했던건 뭐지?", "잘 돌아간다~"는 등 정부의 대응을 질타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공동취재단/ntmnewsk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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