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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두라스 대통령 집권연장 위한 ‘개헌’추진하다 ‘추방’

마누엘 셀라야 대통령, 군부 쿠데타로 축출 코스타리카로 추방

유스다 까르란사 | 기사입력 2009/06/29 [12:17]

온두라스 대통령 집권연장 위한 ‘개헌’추진하다 ‘추방’

마누엘 셀라야 대통령, 군부 쿠데타로 축출 코스타리카로 추방

유스다 까르란사 | 입력 : 2009/06/29 [12:17]

 

<추방된 마누엘 셀라야 대통령>

임시 대통령 로베르토 미첼레티 의회 의장 선출

마누엘 셀라야 온두라스 대통령, 그가 자신의 집권 연장을 위해 반대하는 세력들을 무시한 채, 강행했던 개헌 국민투표가 결국 무산되고, 자신은 대통령직에서 축출되어 코스타리카로 추방되는 수모를 당했다.

28일 새벽(현지시각), 셀라야 대통령이 강행했던 ‘개헌’에 대해 가장 불만이 많았던 군부는 국민투표를 하루 앞두고 전격적으로 쿠데타를 감행, 대통령을 감금하는데 성공한 것.

이번 쿠데타는 ‘명분’도 갖추고 있는데, 대법원이 개헌 국민투표 실시를 셀라야 대통령의 재집권 음모에 따른 불법으로 규정하고, 군부로 하여금 대통령의 축출을 지시한 것으로, 셀라야 대통령이 국민투표를 거부한 로메오 바스케스 참모총장의 해임을 시도했기 때문에 군부 독자적으로 일으켰다고는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쿠데타가 이뤄진 후, 온두라스 최고 선거법원은 라디오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오는 11월 29일 예정대로 대통령 선거를 실시하겠다고 확인했고, 온두라스 의회는 헌법에 따라 임시 대통령으로 로베르토 미첼레티 의회 의장을 선출했다.

또한, 의회는 셀레야 대통령이 “그동안 헌법과 법을 반복적으로 위반하고, 헌법기관의 명령과 판결을 무시하는 등 분명한 직권남용을 했다”면서 만장일치로 탄핵을 결의했다.

이번 쿠데타는 셀레야 대통령이 집권 자유당을 포함한 여야 정치권, 대법원, 군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집권연장을 염두에 둔 개헌 국민투표를 강행하려 했다는 점에서 본인이 ‘쿠데타’를 부른 것으로 볼 수 있지 않겠느냐는 국제 정치 전문가들의 의견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다시 말해 ‘소통’을 등한시하고 ‘일방통행’을 고집한 것에 대한 당연한 결과라는 것이다.

현재, 온두라스 대통령궁 앞에는 약 2천명의 대통령 지지자들이 모여 타이어를 태우며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들 중 일부는 삽과 쇠몽둥이 등으로 무장을 했으며, ‘이곳에 무기한 머물면서 군부 폭력배와 부패한 정치인이 셀라야 대통령을 복권시키도록 압력을 행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축출된 셀라야 대통령은 기자 회견을 통해 ‘미국이 이번 쿠데타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히면 쿠데타 세력은 48시간을 버티지 못할 것’이라며 국민들에게 평화적으로 저항할 것을 촉구했다.

이번 쿠데타와 관련,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미주기구(OAS)가 밝혔던 것처럼 온두라스의 모든 정치와 사회 주체들은 민주주의 규범과 법치, 미주 민주주의 헌장을 존중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우리는 온두라스의 모든 정파가 헌법 질서와 법의 통치를 존중하고 민주주의의 원칙을 재확인할 것을 촉구한다’며 ‘정치적 분쟁은 스스로 평화적인 방법으로 대화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온두라스군의 쿠데타와 관련해 자국 군대에 비상경계령을 선포하고, 이번 쿠데타의 배후로 미국을 지목하면서, 만약 온두라스 주재 베네수엘라 대사가 살해되거나 군인들이 대사관에 진입하면 ‘전쟁상태의 시작’이라며 베네수엘라 군이 온두라스 사태에 군사적 개입을 할 수도 있음을 내비쳤다.

결국, 일방적으로 자신의 주장만 내 세우던 셀라야 온두라스 대통령의 ‘소통불능’은 온두라스 국정의 혼란은 물론, 중남미 국가들의 혼란과 함께 자칫하면 국가간 전쟁으로 진행될 수 있는 위험한 지경까지 이르게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중남미에 위치한 온두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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