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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서울도심에서 집회해산작전, 현 정부들어 첫 물대포 발사

전국 농민.민주노총.의료인.시민 등 1만여명 종로 보신각 일대에서 경찰과 충돌

고은영 | 기사입력 2014/06/29 [02:46]

주말 서울도심에서 집회해산작전, 현 정부들어 첫 물대포 발사

전국 농민.민주노총.의료인.시민 등 1만여명 종로 보신각 일대에서 경찰과 충돌

고은영 | 입력 : 2014/06/29 [02:46]

28일 오후, 서울 도심에서 박근혜 정부들어 처음으로 집회 참가자들에 대해 물대포 해산작전이 벌어졌고, 경찰의 적극 검거로 인해 22명의 참가자들이 연행됐다.

이날 주말을 맞아 박근혜 정부의 정책에 반대하고 '세월호 참사' 책임과 수습실패를 규탄하는 농민.노동자.공무원.의료인.시민들이 서울 도심 곳곳에서 집회를 열었다.

오후 2시경, 전국 각지에서 버스를 타고 청계광장에 도착한 농민들은 밀짚모자를 쓴 대학생들과 합세, 순식간에 3천여명의 대오를 이뤘다. 이들은 청계광장에서 '쌀 전면 개방 반대! 식량주권과 먹거리 안전을 위한 1차 범국민대회'를 열었다.

연단에 오른 김영호 전국농민회총연맹(이하 전농) 회장은 정부가 추진 방침을 밝힌 쌀 관세화 전면 개방과 관련해 "우리 집 살이 우리집 부엌이 아니라 미국에 가 있고 중국에 가 있게 하는 것"이라며 "이걸 하고 나면 다음엔 미국과 중국에 쌀을 구걸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전농 농민들은 정부에 쌀 관세화 전면개방 추진 중단, 개방만 고집하는 통상관료 전면 교체, 국회-정부-농민의 3자 합의체 구성 등을 요구한 뒤  광교에서 서울시청을 돌아 다시 청계천으로 되돌아오는 3보1배 행진을 했다.

같은 시각, 서울역광장에서는 '철도·의료민영화 저지를 위한 2차 상경집회'를 보건의료노조와 철도노조 3천여 명이 개최하고 청계광장에서 전농과 합류했다.

오후 3시, 전국공무원노조는 정부의 공무원연금 개혁안에 반대하며 청계 한빛광장에서 집회를 연 뒤 청계광장으로 합류했고, 오후 4시엔 충북 옥천 유성기업, 전주 신성여객, 밀양 송전탑 농성장 등 전국에서 출발한 노동자와 시민들도 합류했다.

속속 각 단체들이 청계광장으로 모이는 오후 4시, 철도노조.보건의료노조.전국공무원노조.공공운수노조 등 조합원들이 민주노총 6.28 노동자 총궐기대회로 청계광장 집회를 이어나갔다.

신승철 민주노총 위원장은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고 난 뒤 16개 연맹 중에 투쟁을 하지 않은 곳이 없다"며 "이제는 투쟁을 하나로 모아야 할 때다. 7월 22일 제도와 법을 바꾸기 위한 민주노총 정치파업에 모두 함께하자"라고 호소했다.

이날 노동자들 앞에 선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은 마이크를 잡고 "박근혜는 끝났다"고 단언하고 "왜 끝난 걸 아직 매듭을 못짓고 있느냐. 여기 모인 여러분이 벌떡 일어나 비정규직 600만의 손을 잡아 끌어야 한다. 농민과 시민들을 한데 묶어야 한다"고 말했다.

백 소장은 "이 싸움을 매듭짓기 위한 운동본부를 열어야 한다. 집회만 산발적으로 열어서도 안되고, 자신이 권력을 쥐겠다는 사람에게 맡겨서도 안되고 시민들에게 맡겨야 한다"며 "'거짓을 몰아치는 양심의 바람 운동'을 일으키자"고 제안했다.

오후 5시경, 3보1배 행진을 마친 농민들이 돌아왔고, 행진시작 시점에 집회 참가자들은 청계광장 시작점부터 모전교까지 가득 찼다.

청계광장에 합류한 농민과 노동자 등 1만여 명은 오후 6시40분 경부터 청계광장-광교-보신각-종로2가-서울시청을 거쳐 청계광장으로 돌아오는 행진을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보신각 일대의 차도로 나선 참가자들을 향해 경찰은 7대의 물대포 차를 동원, 박근혜 정부들어 처음으로 집회 해산작전에 물대포를 쏘고 물대포를 피해 인도로 올라가던 집회 참가자 18명을 경찰버스로 연행했다.

이날 경찰에 연행된 참가자들은 22명으로 집계되고 있으며 서울 각 경찰서로 분산해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경찰의 적극적인 작전으로 뿔뿔히 흩어졌던 집회 참가자들은 다시 청계광장에 속속 모여 '박근혜 정부 반대 총궐기'와 세월호 추모 촛불집회 등을 이어간 뒤 오후 8시 50경 집회를 마무리했다.

<고은영 기자/koey505@naver.com-사진/신대식 인뉴스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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