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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88일째, '아직도 진행중인 아픔의 시간'

처음으로 세월호 유가족 주최 '세월호 특별법 제정촉구' 대회 열려

고은영 | 기사입력 2014/07/13 [11:23]

'세월호 참사' 88일째, '아직도 진행중인 아픔의 시간'

처음으로 세월호 유가족 주최 '세월호 특별법 제정촉구' 대회 열려

고은영 | 입력 : 2014/07/13 [11:23]

12일 오후 7시 30분, 서울 청계광장에서는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88일만에 처음으로 유가족들이 주최하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 집회가 5천여명(주최측 추산)이 모인 가운데 열렸다.

이날 세월호 국정조사특위 예비조사위원인 민변 박주민 변호사는 "저희 변호사들은 유가족들에게 큰 참사-재난을 겪으셨으므로 국가에게 정치적.경제적 피해 배상을 받으실수 있다고 설명했지만, 세월호참사 진상규명과 안전한 사회가 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는 것이 유가족분들의 뜻"이라고 밝혔다.
천만서명운동본부 총무를 맡은 단원고 故 최성오 학생 아버지는 "4월 16일 제가 진도에 내려갔을 때 저는 제가 가면 아이를 구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물가에 갔을 때 그렇게 차가운 물을 만져보고 제가 아무것도 할 수없다는 것을 알고 힘이 빠졌다"며 "지금 88일째인데 아들이 보고싶어 아들이 입던 옷을 입고 나왔다.아들 냄새가 나는 것 같아서.... 전국적으로 특별법을 위한 서명운동을 다니는 상황에서도  내 새끼가 왜 죽었는지, 누구 때문에 죽었는지도 모르는데 책임자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어떻게 살아야할지 무엇을 해야 할지.. 왜 안가르쳐주는지 무엇이 두려워서 안가르쳐 주는지 가르쳐달라,  진실 규명을 원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민 여러분들의 도움의 필요하다 끝까지 함께 해달라"고 호소했다.
집회가 진행되는 동안 유가족은 물론, 일반 시민들도 내내 눈시울을 붉히고 오열하기도 했다. 대회가 끝난 뒤, 오후 8시부터는 같은 장소에서 800여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세월호 국민대책회의' 주최의 '4.16특별법 제정을 위한 서울시민 결의대회'가 이어졌다.

연단에 오른 환경운동연합  염형철 사무총장은 "저는 환경운동가이기 때문에 4대강 사업 이야기를 하겠다.  정부는 처음 4대강 사업을 시작할때 홍수를 조절하고 용수를 공급하고 수질을 개선하고 관광을 증진하기 위해서 하겠다"며
"하지만 올 여름에 큰빗이끼벌레가 난무하고 녹조가 창궐하고 있다. 284개의 생태공원이 방치되고 있다. 저는 4대강 사업에서도 세월호의 또 다른 모습을 본다. 진실을 덮고 책임을 면피시키는 이들이 비슷한 모습이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밝혔다.
한편, 같은 시각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는 청계광장 유가족과는 별도로 또 다른 세월호 유가족들이 세월호 특별법 제정에 가족대책위가 참여하는 '여.야.가족 3자 협의체'를 요구하며 농성을 이어갔다.

청계광장에서 집회를 마친 유가족들도 밤 늦게 국회 본청에 합류해 밤샘 농성에 참여했다. 13일 오전 9시 현재, 국회 본청 앞에서 3자 협의체를 만들 것을 촉구하는 연좌농성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유가족대책위는 국회가 가족의 요구를 받아들일 때까지 농성을 이어간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주제준 가족대책위 정책기획팀장은 "새누리당이 어제 오후 9시 넘어서 답변을 주기는 했지만 3자 협의체 구성은 물론 가족들이 창간 주체로 참여하는 것조차 안 된다고 했다"며 "오늘 오후 3시 국회에서 열리는 회의에서 가족들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집중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전날 오후 4시경, 유가족대책위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여야 회담에 참여해 3자 협의체 구성을 요구하고 새정치민주연합과 새누리당에게 이날 오후 9시까지 답변을 달라고 요청해 새정치민주연합은 동의했지만 새누리당은 뒤늦게 거부했다.

<고은영 기자/koey50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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