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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단체 '엄마부대', 세월호 참사 유가족 면박주다 오히려 역풍맞아

시민.누리꾼들, "정신나간 사람들", "국민이면 부끄러운줄 알아야지" 질책

고은영 | 기사입력 2014/07/19 [02:25]

보수단체 '엄마부대', 세월호 참사 유가족 면박주다 오히려 역풍맞아

시민.누리꾼들, "정신나간 사람들", "국민이면 부끄러운줄 알아야지" 질책

고은영 | 입력 : 2014/07/19 [02:25]


18일 오전 10시 50분경, 그동안 천주교정의사제구현단의 시국미사 규탄, 동성연애를 주장하는 소수단체 비난,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직 탈퇴요올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해체 요구, 통합진보당 해산 요구 등의 활동을 벌여왔던 보수단체 엄마부대봉사단이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단식 농성중인 세월호 유가족들의 마음을 아프게하는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날 엄마부대봉사단,
탈북여성회 등 보수단체 회원들은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이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광화문광장을 찾아 정치권이 내놓은 세월호 특별법 내용 중 '세월호 희생자 전원을 의사자로 지정하겠다'는 내용과 대학 특례입학 등에 대해 극렬히 반대하며 농성장을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다.

이들은 '세월호 가족 단식농성장' 앞에서 "나라를 위해 목숨 바친 것도 아닌데 이해할 수 없네요", "세월호 사고로 희생된 자식 의사자라니요", "유가족들 너무 심한 것 아닙니까 의사자라니요" 등이 쓰인 피켓을 들고 유가족들에게 차마 입에 담지 못할 모욕적인 언사를 퍼붓기도 했다.

보다못한 일부 기자들이 '유가족들은 의사자 지정을 요구하지 않았다. 특례입학도 유가족들은 원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말하자 이들 엄마부대 회원들은 일제히 "기자가 공부를 못했구만. 유가족들이 원하는 거 맞잖아?"라며 오히려 기자들에게 면박을 주며 더 큰 소리로 구호를 외치는 등 야유를 퍼부었다.

단식 농성중인 세월호 유가족들은 눈을 감은 채 침묵을 이어갔고, 엄마부대 회원들은 더욱 기가 살아 모욕적인 언사까지 서슴없이 퍼부었다. 그러자 지나가던 한 시민이 도저히 참을 수 없었는지 "정신차리라, 당신 애들이면 이럴 수 있어?"라고 따졌고, 순식간에 수십명의 시민들도 동조하며 "대한민국 국민이면 부끄러운 줄 알아라", "정신이 있는 사람들 맞냐?"며 세월호 유가족들의 편을 들면서 단식 농성장에서 밀어 붙일 기색을 보이자 한 걸음씩 뒤로 물러나 건너편으로 자리를 옮겼다.

엄마부대 회원들이 단식농성장에서 물러나자 일부 시민들은 박수를 치기도 했다.

몇 몇 여성 유가족들이 울음을 참지 못하자 시민들은 같이 아파하며 끌어안는 모습도 펼쳐졌다. 시민들의 강한 반발에 머쓱해진 엄마부대 등 여성보수단체 회원들은 자신들의 왜곡된 주장을 외친 뒤 자진 해산했다.

한 시민은 이런 엄마부대의 모습에 대해 "뭔가를 노리고 와서 난동을 부린 것 같은데 우리 국민들이 거기에 넘어갈만큼 아둔하지 않다는 것을 느꼈을 것"이라며 "혹떼러 왔다가 혹붙이고 간 격"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엄마부대는 보수단체에서 현재 '주력부대'로 표현할 만큼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데 '세월호 참사' 국면에서 '엄마'라는 이름으로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반대하는 이율배반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어 향후 적잖은 비판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SNS를 비롯한 온라인의 누리꾼들은 "참 할 일도 없는 사람들, 누구의 사주를 받았는지 뻔하다",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유가족들을 두 번 죽이는 행동을 하고 있다.", "엄마부대란 이름에서 군국적인 냄새가 확 풍긴다", "경제 나빠진게 왜 세월호 탓인가? 무식해도 이쯤되면 세계 챔피언감", "때를 고르느라 골랐겠지만 자뻑이다.", "시민들이 자신들 편들 줄 알았지?"라는 등 온통 엄마부대의 행동에 대해 질타하는 글들이 넘쳐나고 있다. 

한편, 엄마부대 주옥순 대표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광장에서 했던 기자회견 내용은 사고로 죽은 것이기 때문에 의사자 해달라, 특례 입학을 해달라고 주장하고 수사권을 유족들이 들어가서 하겠다는 것은 도저히 무리라고 비판하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주 대표는 "의사자 지정과 특례 입학은 유족의 주장이 아니다"라는 지적에 "아 그런 게 아닙니까. 인터넷에 뜨고 하니까..."라고 말하는 등 이해하지 못할 발언을 하기도 했다.

엄마부대는 지난 5월, '유모차 부대'가 노란 리본을 달고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는 집회를 열자 이를 비판하며 "세월호 참사를 선동하는 불순세력 규탄 기자회견"을 연 바 있다.

<고은영 기자/koey50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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