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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뮤지션'or'독설가'였던 '마왕' 신해철, 끝내 숨을 거둬

사회적인 부조리와 정치적인 병폐에 쓴 소리를 아끼지 않았던 '작은 거인'

고은영 | 기사입력 2014/10/28 [02:17]

'천재뮤지션'or'독설가'였던 '마왕' 신해철, 끝내 숨을 거둬

사회적인 부조리와 정치적인 병폐에 쓴 소리를 아끼지 않았던 '작은 거인'

고은영 | 입력 : 2014/10/28 [02:17]

27일 오후 8시 19분, 서울 풍납동 소재 아산병원에서 '천재뮤지션'이자 최고의 '독설가'로 세상을 풍미했던 '마왕' 신해철이 심정지로 쓰러져 수술을 받은지 엿새만에 눈을 뜨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1968년 생으로 46세인 故 신해철의 사인은 저산소 허혈성 뇌손상이다. 빈소는 28일 오후 1시부터 서울 풍납동 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될 예정이며 아직 발인 일정과 장지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

고인은 1988년 MBC 대학가요제에서 밴드 '무한궤도'로 참가곡 '그대에게'를 불러 대상을 받았다. 이듬해 첫 앨범 '우리 앞의 생이 끝나갈 때'를 발표하며 가요계에서 활발한 활동을 했으나 멤버 간의 입장차이로 해체했다.

이후 1990년, 국내 최초로 영어 랩이 들어간 댄스곡 '안녕' 등이 수록된 앨범을 발표하며 솔로로 데뷰했다. 솔로 2집은 전곡을 자신이 작사, 작곡하며 명실공히 싱어송라이터로의 면모를 드러냈다. 

1992년 솔로활동을 접은 고인은 밴드 '넥스트(N.E.X.T)'를 결성하고 정규 4집 앨범까지 발표하며 두터운 팬 층을 만들었다. 1996년 발매한 3집 앨범 '리턴 오브 넥스트 파트2: 월드(The Return of N.EX.T Part 2: World)'는 일본의 유명 록 음악 잡지에 소개돼 호평을 받기도 했다. 

1997년 넥스트 4집 앨범을 발매함과 동시에 그룹 해체를 선언한 고인은 영국으로 음악 유학을 떠나 그룹 '비트겐슈타인'을 결성해 음악 활동을 이어갔고 '크롬(crom)'이라는 이름으로 솔로 앨범을 내기도 했다.

2002년, 미스코리아 출신 윤원희 씨와 결혼해 슬하에 1남 1녀를 둔 고인은 2004년 한국에서 다시 '넥스트'를 재결성하고 정규 5집 앨범 '리턴 오브 넥스트 파트3: 개한민국(The Return of N.EX.T Part 3: 개한민국)'을 발표하고 데뷔 20주년이던 2008년 '리멤버런스(Remembrance)'를 공개하는 등 꾸준한 음악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6년여 만에 새 앨범 '리부트 마이셀프'를 내고 활동하던 그가 결국 병마를 이기지 못하고 유명을 달리 하게 됐다.

고인은 '마왕'이란 닉네임에 걸맞게 사회적.정치적인 독설을 내뿜는데도 일가견이 있었다. 거침없는 언변과 격식을 따지지 않는 주장은 늘 이슈의 중심에 서게 하기도 했다. 자신이 진행하는 방송에서 미군 장갑차에 치여 사망한 효순이, 미선이에 대해 의견을 언급하는가 하면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선거캠프에도 합류해 정치적 소신을 드러내기도 했다. 

누리꾼들은 "마왕이 죽다니...이제 누가 그의 거침없는 말을 대신해 줄 수 있을까?", "가수이면서도 사회의 불의와 정치적 병폐에 대해서 분노를 아끼지 않았던 해철 형님, 나쁜 짓 했던 인간들은 오래도 사는데 왜 이런 천재들은 일찍 가는 것인가?", "아픔이다, 이 말 밖엔 할 수 없네요.", "그냥 믿어지지 않을 뿐이다. ㅠ ㅠ"라는 등 고인의 사망소식에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고은영 기자/koey50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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