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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리, 그녀는 스타이기 전에 대한민국의 한 구성원임을 보여줬다!

사회적 약자에 대해 자신의 목소리 내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 모습에 격려 이어져

고은영 | 기사입력 2014/12/25 [12:49]

이효리, 그녀는 스타이기 전에 대한민국의 한 구성원임을 보여줬다!

사회적 약자에 대해 자신의 목소리 내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 모습에 격려 이어져

고은영 | 입력 : 2014/12/25 [12:49]
<사진/위-이효리 블로그 캡처, 아래-지난 18일, 이효리가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

지난 24일, 한국일보는 <단독>으로 '쌍용차, 이효리 모델 제안 거절 왜?'란 기사를 내보내 성탄절 전야에 큰 화제를 남겼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 기사로 인해 가수 이효리는 국민들에게 다시한번 '개념있는 연예인'에 각인됐으며 반면, 쌍용차는 신차 '티볼리'에 대한 적잖은 광고 효과를 얻으면서도 해고자 복직에 인색한 기업이라는 상반된 이미지를 갖게 됐다.

지난 18일, 이효리는 자신의 트위터에 "신차 티볼리가 많이 팔려 함께 일하던 직원들을 해고할 수밖에 없었던 회사가 안정되고, 해고됐던 분들도 다시 복직되면 정말 좋겠다."면서 "그렇게만 된다면 티볼리 앞에서 비키니 입고 춤이라도 추고 싶다"는 글을 남겼다.

누리꾼이 "티볼리 광고 출연 어떠신지요?"라고 묻자 이효리는 "써주기만 한다면 무료라도 좋다"는 답글을 올려 누리꾼들의 박수를 받았다.

사실 한국일보의 보도처럼 이효리가 '티볼리' 광고 모델을 공식적으로 하겠다고 한 적이 없고, 쌍용차 또한 이효리에게 광고 모델을 제안한 일이 없다. 쌍용차 측은 다른 매체를 통해 "티볼리 광고 모델 제안이 온 적도 없고 이를 거절한 적도 없다. 티볼리는 차량 중심으로 이미 광고 촬영을 마친 상태"라고 반박했다.

이효리도 쌍용차 해고 노동자 응원 글을 언급하며 "내용이 와전된 것 같다. 공식적으로 쌍용차에 (티볼리 광고)제안을 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이효리가 자신의 트위터에 개인적인 생각을 올린 것이 언론에 기사화되면서 쌍용차와 이효리 측이 마치 광고 모델 제안이 오고간 것처럼 비쳐지고 이에따라 누리꾼들과 여론이 움직인 것은 씁쓸할 따름이다.

다만 이런 일이 발생하게 된것은 쌍용차 이유일 사장이 지난 10월, 파리모터쇼에서 '티볼리' 출시를 앞두고 취재진들에게 "티볼리가 내년 초 출시하고 연간 12만대 이상을 생산하게 되면, 내년 말쯤 희망퇴직자 복귀를 검토할 수 있다"고 말한 것이 언론에 알려지면서 근원을 만들었다. 

이효리의 이른바 '비키니 모델' 이슈는 이 사장의 발언을 접한 이효리가 그동안 비뚤어진 사회의 모습에 언급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해고 노동자를 위한 순수한 응원의 뜻으로 글을 올린 단순한 것이었으나 묘하게(?) 구도가 그려졌다고 볼 수 있다.

이효리의 '티볼리' 광고 모델 글이 누리꾼들에 화제가 되고 언론을 통해 조금은 왜곡된 형태로 보도되자 가장 입장이 난처해진 것은 쌍용차일 수 밖에 없다. 신차 '티볼리'에 대한 홍보 효과는 톡톡히 누릴 수 있었지만 해고자 문제를 덮고 싶은 쌍용차 해고자 복직이 다시 부각되면서 부정적인 기업 이미지가 동시에 발생했기 때문이다.

쌍용차는 '웃어야 할 지 울어야 할 지' 난감해 할 수 밖에 없어 보인다. 지난 11월, 대법원이 한상균 전 노조지부장 등 10명이 쌍용차를 상대로 낸 해고무효소송에서 "해고는 적법하다"고 판결했고 지난 13일부터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김정욱 사무국장과 이창근 정책기획실장은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내 70m 굴뚝 위에서 차가운 한기와 싸우며 고공농성을 이어가고 있으며 국제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쌍용차 입장에서는 사회적으로 증폭되지 말아야 할 내용이 다시 주목받게 된 것이다.  

평소 사회 문제에 관심을 두고 있는 이효리가 이런 상황을 외면하지 못한 것은 당연해 보인다. 누리꾼과 여론은 스타이면서도 약자를 응원하고 사회적인 목소리도 서슴지 않는 이효리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지난 2월, 쌍용차를 비롯해 회사로부터 손해배상 소송으로 고통 받는 해고노동자들을 위한 '노란 봉투 캠페인'에 손 편지를 쓰기도 한 이효리가 이번에 자신의 목소리를 낸 것은 이런 관점에서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효리가 '티볼리'의 광고 모델 제안을 받았느냐 안 받았냐의 문제가 아니라 목숨을 걸고 고공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사회적 약자가 있다는 것을 환기시켰다는 점이 중요한 것이다.

<고은영 기자/koey50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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