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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대표.유승민 의원이 문건유출의 배후인 K.Y?

친박계와 비박계의 전면전이 불거지나?

고은영 | 기사입력 2015/01/14 [03:16]

김무성 대표.유승민 의원이 문건유출의 배후인 K.Y?

친박계와 비박계의 전면전이 불거지나?

고은영 | 입력 : 2015/01/14 [03:16]
<사진/위-뉴스웨이 기자가 찍은 김무성 대표의 수첩 내용>

지난해 말,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 그리고 여당인 새누리당을 곤혹스럽게 만들었던 이른바 '정윤회 문건'이 12일 박 대통령의 신년기자회견으로 일단락지을 것이라던 여권의 바램은 하루만에 무산되고 말았다.

오히려 여론은 '정윤회 문건'에 대해 더욱 짙은 의구심을 가졌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이다. 박 대통령의 기자회견이 있은지 몇 시간이 지나지 않아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자신의 수첩에서 '문건 파동 배후는 K와 Y. 내가 꼭 밝힌다. 두고 봐라. 곧 발표가 있을 것'이란 내용의 글이 인터넷 언론사 '뉴스웨이' 사진기자의 카메라에 포착되자 정가는 그야말로 하루종일 떠들썩 한 분위기이다.

처음 김 대표의 수첩에 있는 내용의 글이 알려질 때만 해도 김 대표가 문건의 배후에 대해 뭔가 심증을 가지고 메모한 것이 아닌가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청와대 음종환 선임행정관이 식당 모임에서 했던 말을 누군가 김 대표에게 전했고, 김 대표가 이를 메모한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김 대표의 수첩에 적힌 '청와대 문건' 파문의 배후 K와 Y는 김 대표 본인과 같은 당 유승민 의원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1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뉴스웨이' 기자의 카메라에 포착된 김 대표의 수첩 내용을 보면 문건 파동을 놓고 청와대와 여당 내부에서 보이지 않는 암투가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해도 지나쳐 보이지 않는다.

김 대표의 수첩 메모에는 '이준석, 손수조, 음종환, 이동빈, 신'이라고 5명의 실명이 적혀 있었다. 새누리당 전 비상대책 위원이었던 이준석과 당협위원장인 손수조, 현 청와대 행정관인 음종환과 이동빈이 함께 했음믈 보여주고 있다.

메모에 적힌 '신'이라고 칭한 인물은 신용한 대통령직속 청년위원장으로 알려지고 있다.

음.이 청와대 행정관과 신 위원장 모두 구속된 박관천 전 민정수석실 공직기강 행정관이 흘렸던 '십상시'의 일원이 아니냐는 의혹도 불거지고 있다.

저녁식사를 겸해 자연스럽게 술자리가 이어진 지난해 12월 중순, 5명이 한 식당에서 식사겸 술자리를 가지고 대화하던 중 흘러 나온 것으로 보여진다. 

일개 청와대 행정관이 이런 발언을 한다는 것도 문제지만, 설혹 그런 사실이 있다고 했도 이 전 비대위원과 손 당협위원장이 함께 한 자리에서 굳이 발언을 꺼냈다는 것은 '의도된'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불거지고 있다.

지난해 말, 청와대 송년 모임에 초대받지 못했던 김 대표, 이후 친박계 의원들의 집중 포격을 받으면서도 낮은 자세를 유지했던 김 대표가 중요한 국면전환을 위해 일부러 사진에 찍힌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런 소동이 확산되는 분위기를 감지한 김 대표는 기자들에게 "일절 대응하지 않겠다"며 "확인되지도 않은 말을 했는데 대응하는 것도 우습다"고 밝혔다.

당사자로 지목되고 있는 김 대표와 유 의원은 일단 "청와대 행정관이 그런 말을 했다고 전해 들었는데 너무 터무니없는 거짓말이라 대꾸할 가치조차 없다"고 밝혔다. 내용을 전해들은 유 의원은 지난 6일, 안봉근 대통령 제2부속비서관에게 전화를 걸어 항의했다고 전해지기도 한다.

논란이 커지자 김 대표는 "얼마 전 모임에서 들은 것을 메모한 것이지만 내용이 황당하다고 생각해 적어 놓기만 했다"며 "본회의장에서 수첩을 우연히 넘기다가 찍힌 것임을 알려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문건유출 배후 발언의 발설자인 음 행정관도 "한마디로 너무 황당하다"며 "내가 그런 이야기를 할 이유도 없고 너무 소설 같은 이야기”라고 반박해 또 다른 '진실게임'이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원조 친박이면서 지난 대선에서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박 대통령의 당선에 일등공신 역할을 했던 김 대표, 그러나 지난 MB정권에서 박 대통령과 거리가 멀어졌던 원죄(?)가 친박계와 청와대의 공격을 받고 있다는 것이 정치 평론가들의 중론이다. 유 의원 또한 원조 친박이었으나 역시 박 대통령과 거리가 멀어진 계기가 있었고, 원내대표 경선에 나선 현재 그 때문에 견제를 받는 것 아니냐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대표와 유 의원, 그리고 음 행정관 등 당사자들이 사실 관계를 부인하고 있으나 김 대표와 유 의원이 문건 유출이 배후자로 거론되는 것이 그만큼 청와대와 벽이 있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하겠다.

<고은영 기자/koey50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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