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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Y 수첩메모' 사건, 점차 '확산일로'-당황한 청와대.새누리당

'정윤회 문건' 사건으로 시작, '끝은 어딘가?' 무너지는 청와대 시스템

고은영 | 기사입력 2015/01/15 [05:53]

'K.Y 수첩메모' 사건, 점차 '확산일로'-당황한 청와대.새누리당

'정윤회 문건' 사건으로 시작, '끝은 어딘가?' 무너지는 청와대 시스템

고은영 | 입력 : 2015/01/15 [05:53]

지난 12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국회 본회의장에서 펼쳐든 수첩 속의 메모가 인터넷매체 '뉴스웨이' 사진기자의 카메라에 포착되면서 시작된 이른바 'K.Y수첩메모' 논란이 갈수록 확산되면서 청와대의 신뢰는 그야말로 날개없는 새처럼 추락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14일, 이준석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이 "(음정환 행정관)이 '뒤를 밟고 있는 느낌을 받았다'고 할 만큼 내 사생활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었다"고 폭로하면서 지난해 말 대한민국을 들썩였던 '정윤회 문건'의 여진은 신년들어 '김영한 민정수석 항명' 파동에 이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 전 비대위원은 이날 JTBC와의 인터뷰를 통해 "음 행정관은 나에게 '지금 누구 누구를 만나지 않느냐'며 여자관계는 물론 쉽게 알 수 없는 회사 내부 문제까지 구체적으로 언급했다"면서 "음 행정관이 이상돈 중앙대 교수에 대해 '상종 못할 인사'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 전 비대위원은 "지난달 18일, 술자리 당시 음 행정관이 정부 안팎의 주요 인사를 도마에 놓고 품평하듯 말했다"며 "음 행정관이 나에게 '이 교수의 지시를 받고 움직이느냐'고 묻기도 했다"고 말했다.

더욱 기가 막힌 것은 이날
음 행정관이 이 전 비대위원에 보낸 협박문자 내용으로 음 행정관이 이 전 비대위원에 '언제 내가 배후라고 했나... CCTV 까볼까', '네가 종편 출연 청탁한 카톡 다 공개한다', '앞으로 방송 잘 지켜보겠다'는 등 수차례 협박문자를 보냈다는데 있다. 이는 시정잡배 수준의 모습이다.

채널 A는 보도를 통해 음 행정관이 이 전 비대위원에게 협박문자를 보낸 건 이 전 비대의원이 '음 행정관으로부터 청와대 문건 파문의 배후가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의원이라는 말을 들었다'는 이야기를 공개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이날 오후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음 행정관은 최근 자신이 했다고 보도된 발언과 관련해 본인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했다"며 "그러나 공직자로서 적절치 못한 처신으로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책임을 지고 오늘 사표를 제출했다"고 밝히고 '면직'할 것임을 시사했다.
 
앞서 인터넷매체 '프레시안'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13일 밤, 문제가 된 술집에서 또 한 번 음 전 행정관이 우연히 만난 이 전 비대위원을 향해 고성과 욕설을 퍼부은 것으로 밝혀지면서 무너진 청와대 시스템을 재차 확인할 수 있었다.

이날 음 행정관은 기자들을 포함한 일행들과 자리를 잡고 술을 마시던 중 이 전 비대위원이 들어서는 것을 보고 고성을 지르며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음 행정관은 약 5분여가량 이 전 비대위원을 향해 "이 새끼야, 쟤 누가 불렀어", "너 여기 왜 왔어", "누가 나 여기 있다고 너한테 알려준 거야"라는 등 험악한 소리를 했으며, 일행 중 일부는 음 행정관을 말리기도 했다는 것이다.

이 전 비대위원이 "그냥 온 것"이라며 음 행정관이 있던 테이블 소파에 앉자, 음 행정관은 자리에서 일어서 몇 차례 고성을 터트린 후 일행들과 함께 술집을 떠났다는 것이다. 

음 행정관은 이와관련해 '프레시안'에 "이준석 전 위원이 갑자기 나타났기에 같이 술 마시던 내 후배들이 화해시키려고 불렀나 해서 후배들을 혼낸 것"이라며 욕설 상대가 이 전 비대위원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음 행정관의 이런 행태는 지난 이틀동안 벌어진 'K.Y수첩메모' 사건의 모든 것을 한 순간에 보여준 것이 아닐 수 없다.

국민의 70% 가까이가 청와대의 비선실세에 대해 부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여론조사 결과를 무시하고 '독선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청와대의 현 주소가 다시 한 번 국민들에게 적나라하게 발가벗겨지고 있는 상황이 씁쓸해 보인다.

<고은영 기자/koey50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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