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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은 아픔', 세월호 유가족 도보행진단 광화문 도착

유가족들과 실종자 가족들의 요구 담지않은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철회 촉구

고은영 | 기사입력 2015/04/06 [05:20]

'끝나지 않은 아픔', 세월호 유가족 도보행진단 광화문 도착

유가족들과 실종자 가족들의 요구 담지않은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철회 촉구

고은영 | 입력 : 2015/04/06 [05:20]

<사진/광화문광장에는 5000여명의 시민들이 오여 세월호 유가족들을 맞이했다.>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폐기와 진상규명.세월호 인양을 촉구하면서 안산에서 서울 광화문광장까지 1박 2일 영정도보행진에 나섰던 세월호 유가족과 시민들이 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 도착했다.

이날 광화문광장에서 5천여명(경찰추산 2200여명)의 시민들이 일찍부터 세월호 유가족 도보행진단을 기다렸다.

이윽고
 세월호 유가족을 비롯한 일반시민 1000여명이 도착하자 응원의 박수와 함성이 울려퍼졌다. 빗물과 눈물이 범벅이 된 유가족들의 얼굴에는 지친 표정이 역력했지만 많은 시민들이 맞이하자 힘을 얻는 모습이었다.

유가족을 비롯한 도보행진단이 모두 도착한 가운데 촛불문화제가 시작됐다.

예은이의 영정을 목에 건 유경근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광화문광장을 가득 메운 시민들 앞에서 "
예은이 꿈은 가수가 되는 것이었다. 무대 위에서 관객들의 환호를 받는 게 예은이의 꿈이었다"며 "이 자리가 환호를 받는 자리는 아니지만 예은이가 좋아할 것 같아 영정을 목에 걸고 나왔다"고 참가해 준 시민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전명선 가족협의회 대표는 "많은 이들이 행진과 문화제에 함께 참여해 왜 희생자들이 죽을 수밖에 없었는지를 규명하는데 끝까지 할 수 있는 힘을 얻었다"며 "실종자 완전 수습과 진상규명에 대한 답을 박근혜 대통령에게 듣겠다"고 청와대를 향해외쳤다.

유가족들은 행여나 아이들의 얼굴이 비에 젖을까 영정을 비닐로 싸맨 채 목에 걸거나 무릎위에 조심스레 올려놓았다.

세월호참사 국민대책회의 함세웅 신부는 "영정을 가슴에 품은 유족들은 시민을 깨워주는 스승과 같다"며 "관념적으로만 세월호에 접근했던 것이 부끄럽다. 유족의 마음으로 나서서 정부 시행령안이 폐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해 참석자들의 큰 박수를 받기도 했다.

촛불문화제가 이어지는 가운데 기온이 쌀쌀하게 떨어지기도 했지만 참석자들은 모두 자리를 지키는 모습이었다. 단원고 2학년 2반 허다윤 양의 아버지 허흥환 씨가 무대에 올라 "아직 세월호 안에 사람이 있다. 아직 세월호 안에 9명의 가족이 있다"고 절규하자 참석자들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허 씨는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355일 째. 영정 사진 들고 가족들이 길거리로 내몰린 이 상황이 말이 되느냐"면서 "함께 해줘 힘이 난다. 도와 달라. 끝까지 함께 해달라"고 광화문광장에 모인 시민들을 향해 호소했다.
<사진/세월호 유가족들이 안산합동분향소를 떠나기 전과 도보행진하는 모습>

앞서 지난 4일, 안산 합동분향소에서 희생자들의 영정을 떼어 목에 건 유가족들은 서울 광화문광장에 도착할 때까지 외롭지 않았다고 밝혔다. 도보행진단이 안산, 광명, 국회의사당, 마포 등을 지날 때 많은 시민들이 유가족들을 응원했고, 일부러 길목에서 기다려 응원하는 시민들도 적지 않았디 때문이다.

도보행진에는 중학생을 비롯해 초등학생 등 어린 학생들도 유가족의 뒤를 따르기도 했는데, 유가족과 시민들이 안산을 떠날 때 400여명이었던 행렬이 광화문광장에 도착할 때는 1500여명으로 늘어나기도 했다.

한편, 정부의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안 입법예고 기간은 오는 6일에 끝나고 시행령은 오는 9일 차관회의를 거쳐 14일 국무회의에 보고된다. 이와 관련 세월호 유가족들은 6일, 해양수산부가 위치한 세종시를 찾아 시행령 폐기를 촉구한다는 입장이다.

<고은영 기자/koey50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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