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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완종, 죽기전 인터뷰 '김기춘 실장에 10만불, 허태열 실장에 7억 줬다'

성 전 회장의 말이 사실이라면 현 정권 도덕성에 큰 타격

고은영 | 기사입력 2015/04/10 [09:21]

성완종, 죽기전 인터뷰 '김기춘 실장에 10만불, 허태열 실장에 7억 줬다'

성 전 회장의 말이 사실이라면 현 정권 도덕성에 큰 타격

고은영 | 입력 : 2015/04/10 [09:21]

9일 오후, 북한산 인근에서 나무에 목을 매어 숨진 채 발견된 성완종(64) 경남기업 전 회장의 '후폭풍'이 거세질 전망이다.

특히 부정부패 일소와 자원외교 비리 의혹을 파헤치겠다고 공언한 현 정권의 친박 인사들의 실명이 성 전 회장의 생전 인터뷰를 통해 알려지면서 검찰의 수사는 난관에 봉착했고, 현 정권도 당혹스런 국면에 빠지게 된 것이다.

성 전 경남기업 회장은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 50여분간 언론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의 측근들에게 금품을 건넸다고 주장했다.

10일, 경향신문은 성 전 회장이 김기춘.허태열 전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각각 10만 달러, 7억원을 건넸다고 주장한 것을 보도했다. 성 전 회장은 경향신문과 50여분간 전화 인터뷰를 하면서 "김 전 실장이 2006년 9월 박근혜 대통령을 모시고 독일에 갈때 롯데호텔 헬스클럽에서 10만 달러를 전달했다"며 "당시 수행비서도 함께 왔었다"고 말했다.

또한 "2007년 당시 박근혜 캠프
 허태열 직능총괄본부장을 강남 리베라호텔에서 만나 7억원을 서너 차례 나눠서 현금으로 줬다. 돈은 심부름한 사람이 갖고 가고 내가 직접 줬다"며 "그렇게 경선을 치렀다"고 시간과 장소를 구체적으로 거론했다.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성 전 회장은 "기업 하는 사람이 권력의 중심에 있는 사람들이 말하면 무시할 수 없어 많이 줬다"고 말해 자금 지원을 했다는 것을 밝혔다.

성 전 회장은 '허 본부장의 연락을 받고 돈을 줬느냐'는 질문에 "적은 돈도 아닌데 갖다 주면서 내가 그렇게 할(먼저 주겠다고 할) 사람이 어딨습니까"라며 "다 압니다. (친박계) 메인에서는…"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8일, 긴급 기자회견에서도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때 허태열 의원 소개로 박근혜 후보를 만났고 그 뒤 박 후보 당선을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뛰었다"고 밝혔던 성 전 회장은 "청와대와 총리실에서 (검찰 수사를) 주도하고 있는 것 아니냐. 의리나 신뢰 속에서 (박근혜) 정권 창출에 참여했었다"며 친박계 핵심 인사들을 직접 겨냥했었다.

성 전 회장은 전화 인터뷰에서 검찰의 무리한 수사에 대해 억울함을 토로하기도 했는데 "(검찰이) 자원 쪽을 뒤지다 없으면 그만둬야지, 제 마누라와 아들, 오만 것까지 다 뒤져서 가지치기 해봐도 또 없으니까 또 1조원 분식 얘기를 했다"면서 "(검찰이) 저거(이명
박 정부의 자원외교)랑 제 것(배임.횡령 혐의)을 '딜'하라고 그러는데, 내가 '딜'할 게 있어야지요"라고 전했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검찰이 이미 '짜맞추기'식 수사를 한 것 아니냐는 의문을 갖게 한다.  

성 전 회장은 "내 하나가 희생됨으로 해서 다른 사람이 더 희생되지 않도록 하려고 말한다"며 "맑은 사회를 앞장서 만들어주시고 꼭 좀 보도해달라"고 말했다고 경향신문은 전하고 있다.

일단 검찰은 경향신문을 통해 성 전 회장이 주장한 것과 관련해 "검찰 수사 과정에서 이같은 진술이나 자료
 제출이 없었다. 향후 수사 여부는 법과 원칙대로 하겠다"면서 "고인에 대해 안타까움을 느끼지만 향후 자원외교 비리 의혹 수사는 계속한다"고 밝혔다.

김 전 실장과 허 전 실장은 언론과의 접촉에서 "그런 일 없다. 더 이상 드릴 말이 없다"거나 "그런 일은 모른다. 그런 일은 없었다"고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 전 회장이 경향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밝힌 내용이 만약 사실로 드러난다면 현 정권의 도덕성에 치명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공소시효가 지난 일이긴 하지만 당시의 일을 꺼냄으로써 지난 212년 대선때도 비슷한 상황이 있었다는 암시(?)를 한 것으로 추정된다면 아직 공개되지 않은 유언장의 내용이나 경향신문 기자와의 50여분간의 통화에서 어디까지 이야기가 나왔는가에 따라 '후폭풍'은 엄청날 것으로 보여진다.

또한, 부정부패와 자원외교 비리 의혹 사건을 파헤침으로써 국민적 신뢰를 얻고 정국을 이끌고 가겠다는 현 정권의 의지(?)는 힘없이 무너질 것으로 전망된다.

과연 성 전 회장이 남긴 유언장 내용과 50여분간의 인터뷰 내용이 어떤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고은영 기자/koey50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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