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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첫 날과 둘째 날, 세월호 진상규명 요구에 정부는 귀를 막았다

경찰의 물대포, 이번엔 최루액을 풀어 도로는 마치 우유를 뿌려 놓은 듯 했다

특별취재팀 | 기사입력 2015/05/02 [23:47]

5월의 첫 날과 둘째 날, 세월호 진상규명 요구에 정부는 귀를 막았다

경찰의 물대포, 이번엔 최루액을 풀어 도로는 마치 우유를 뿌려 놓은 듯 했다

특별취재팀 | 입력 : 2015/05/02 [23:47]

5월 1일 오후, 세계근로자의날(노동절)을 맞아 민주노총을 비롯한 5만여명(경찰추산 2만 2천명)이 서울시청앞 서울광장에 모여 정부의 노동시장 개악과 세월호 진상규명 미흡에 대해 규탄하는 집회를 가졌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1일 오후 3시, 서울광장에서 '2015세계 노동절 대회'를 열고 노동시장 구조 개악 폐기, 공적연금 강화, 세월호 진상규명 등을 촉구했다.

이 자리에는 이병균 한국노총 사무총장, 유경근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을 비롯해 '세월호 참사' 유가족 200여명(경찰 추산 120명)도 동참했고, 새정치민주연합 이인영 의원, 정의당 심상정, 천호선 의원 등도 참여했다.

민주노총은 세계 노동절 연대 선언문을 통해 "125주년 세계 노동절은 노동자뿐만 아니라 인간답게 살고자 하는 우리 모두의 날"이라며 "거짓과 부정, 그리고 부패비리의 몸통인 박근혜 대통령은 퇴진하라"고 외쳤다.

한상균 민주노총위원장은 이날 대회사에서 "더 낮은 임금, 더 쉬운 해고, 더 많은 비정규직을 노린 노동시장 구조개악을 밀어 붙이려는 정부의 아집이 진행되고 있다"며 "힘을 모아 노동자 및 서민 살리기에 앞장서자"고 노동자들을 독려했다.

연대를 위해 참여한 한국노총의 이병균 사무총장은 "1997년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 함께 여의도에서 연대 투쟁했던 감동을 잊지 못하고 있다"며 "정부가 노동개악을 일방적으로 추진해나가겠다면 양 노총은 함께 총파업으로 저지해 나갈 것"이라고 연대 의지를 천명했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을 대표한 예은아빠 유경근 위원장은 "피해자 가족들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함께 행동해주신 민주노총 모든 조합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이 통과되든 말든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부끄럽지 않은 엄마 아빠가 되기 위해 안전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앞장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오후 4시 30분께, 집회를 마친 참석자들은 을지로-청계로-종로3가 방향으로 행진을 시작했다. 원래 종로를 거쳐 다시 서울광장으로 돌아오려던 참석자들은 종로3가를 지나 낙원상가와 창덕궁 쪽으로 방향을 틀면서 경찰을 혼동케 했다.

앞서 경찰은 노동절 집회에 대해 "집회가 준법 집회로 진행된다면 차벽을 설치하지 않고 시민들 통행도 막지 않겠다"고 밝혔으나 전국에서 약 190대 중대, 1만 5000명을 대기시켰다.

집회 참가자들 약 3천여명은 현대본사 앞에서 경찰과 대치했으며 다른 참가자들은 오후 7시에 예정된 '세월호 촛불문화제'에 참석하기 위해 광화문광장으로 향하던 중 종로 1가에 차벽이 설치되어 있자 방향을 바꿔 조계사쪽으로 진출을 꾀하다가 경찰과 충돌했다.

오후 7시 30분께, 지하철을 이용해 안국역으로 집결한 집회 참가자들과 인사동을 통해 몰려든 참가자들이 순식간에 경찰 차벽을 뚫고 안국역 사거리를 점거했다.

이후 경찰과 밀고 밀리는 공방끝에 오후 10시 30분께부터 경찰은 물대포 3대를 동원해 집회 참가자들의 해산을 시도했다.

이번 물대포에는 최루액이 섞여있어 도로는 마치 우유를 엎지른 것처럼 새하얀게 변하기도 했는데, 이는 경찰의 과잉 진압 논란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경찰의 해산 작전은 2일 오전 2시 30분께부터 시작됐고, 밀리지 않으려는 참가자들과 강제로 밀어내려는 경찰의 충돌속에 적잖은 부상자들이 속출하기도 했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집회 참가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맨 앞에서 스크럼을 짜며 경찰을 저지했으나 수에 밀려 20여분만에 북인사동 광장 인도로 밀려났고, 일부 유가족들은 참가자들과 격리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시위로 경찰은 1일 저녁에 참가자 12명을 연행했으며, 2일 오전 2시 30분∼3시께, 10여명이 추가 연행되면서 1일 저녁부터 열린 세월호 집회 관련 연행자는 40명으로 늘었다. 

연행자 중에는 세월호 유가족인 김광배 씨가 일반교통방해 등 혐의로 은평경찰서로 연행돼 조사를 받고 이날 오전 6시 15분께, 석방됐다. 세월호 유가족 90여명을 포함한 참가자 200여명은 2일 오전 9시께까지 안국동로터리 인근에서 도로를 점거, 경찰과 대치하다가 광화문광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특별취재팀-고은영.이종원.서유석 기자, 신대식 인뉴스팀장/ntmnewsk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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