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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의원, '룰'도 없는 '최악의 공천'에 결국 탈당 선언!

새누리당 친박계의 '찍힌 사람' 내몰기, 유권자들은 어떻게 볼까?

고은영 | 기사입력 2016/03/24 [01:58]

유승민 의원, '룰'도 없는 '최악의 공천'에 결국 탈당 선언!

새누리당 친박계의 '찍힌 사람' 내몰기, 유권자들은 어떻게 볼까?

고은영 | 입력 : 2016/03/24 [01:58]


결국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
(3.대구 동을)이 탈당하고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23일 오후 1050분께, 유 의원은 지지자들의 박수와 연호 속에 대구 동구 용계동 선거사무소에서 국민의 선택으로 반드시 승리해서 정치에 대한 저의 소명을 다하겠다며 탈당의 변을 밝히고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이로써 박근혜 대통령과의 12년 인연을 완전히 끊어냈는데, 부친인 유수호 전 의원이 박정희 대통령에 의해 축출된데 이어 아들인 유 의원도 박 전 대통령의 딸에 의해 당에서 쫒겨(?)나는 기구한 운명이 됐다.

유 의원은 탈당의 변을 통해 “2011년 전당대회 출마 선언, 작년 4월 국회 대표연설을 다시 읽어봤다. 몇 번을 읽어봐도 당의 정강정책에 어긋나는 내용은 없었다. 오히려 당의 정강정책은 따뜻한 보수, 정의로운 보수를 추구하는 저의 노선과 가치가 옳았다고 말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새누리당이 공천에 대해 지금 이 순간까지 보여준 모습은 정의도 민주주의도, 상식과 원칙도 아닌 부끄럽고 시대착오적인 정치보복이라며 저의 오랜 정든 집을 잠시 떠나 정의를 위해 출마하겠다고 무소속 출마를 공식으로 확인했다.

유 의원은 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자신의 공천을 미루며 문제 삼은 정체성 문제와 관련해 정체성 시비는 개혁의 뜻을 저와 함께한 죄밖에 없는 의원들을 쫓아내기 위한 핑계에 불과했다공천을 주도한 그들에게 정체성 고민은 애당초 없었고, 진박(진실한 친박), 비박이라는 편 가르기만 있었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유 의원은 지난해 국회법 파동 때 청와대와 친박계의 이룬바 찍어내기로 원내대표에서 물러날 때 언급한 헌법 12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를 재차 언급하며 어떤 권력도 국민을 이길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와 뜻을 같이했다는 이유로 경선 기회조차 박탈당한 동지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진다제가 동지들과 함께 당으로 돌아와 보수개혁의 꿈을 꼭 이룰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의 뜨거운 지지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이로써 4.13총선 공천 과정에서 이한구 공관위원장이 끝까지 공천을 주지 않고 유 의원이 제발로 탈당하기를 압박하면서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이상한’ ‘최악의 공천마무리는 끝이 났다.

그러나 이번 보이는공천 학살이 유권자들에게 어떻게 받아 들여질지, 또한 유 의원의 탈당으로 선거 판세가 어떻게 바뀌게 될지 새누리당 지도부는 큰 짐을 떠안게 됐다.

앞서 공관위와 최고위는 총선 후보등록 개시일 하루 전인 이날 밤까지도 유 의원 공천 여부를 결정하지 않고 끝까지 치졸한 고사작전을 이어갔다.

오후 530분께 김무성 대표가 기자회견을 열어 공관위가 유승민 의원 지역구에 합당한 결정을 내리지 않으면 무공천해야 한다고 공관위의 이재만 전 구청장 공천기류에 제동을 걸긴 했으나, 이한구 공관위원장이 바로 무공천은 있을 수 없다고 반박하면서 유 의원 구하기는 불발로 끝났다.

유 의원의 탈당과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자 공천에서 배제된 이재오 의원(5.서울 은평을)과 주호영 의원(3.대구 수성을), 류성걸 의원(대구 동갑)이 탈당을 선언했다.

이번 새누리당의 공천을 지켜보는 유권자와 정치권의 입장은 싸늘해 보인다. 당 상임고문인 박관용.김수한 전 국회의장은 정치권에 오래 있었으나 이런 식의 공천은 처음 본다는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정두언 의원도 이번 공천에 대해 유치원 수준이라며 자식들에게 부끄럽다고 말하는 등 유 의원의 탈당 후폭풍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고은영 기자/koey505@naver.com>

-다음은 유승민 의원의 탈당 선언문 전문이다-

존경하는 대구시민 사랑하는 당원 동지 여러분!

이 자리에 서기까지 저의 고민은 깊었습니다.

저의 생사에 대한 미련은 오래 전에 접었습니다. 그 어떤 원망도 버렸습니다.

마지막까지 제가 고민했던건 저의 오래된 질문, 나는 왜 정치를 하는가 였습니다.

공천에 대하여 지금 이 순간까지 당이 보여준 모습은 정의가 아닙니다. 민주주의가 아닙니다. 상식과 원칙이 아닙니다. 부끄럽고 시대착오적인 정치보복입니다. 정의가 짓밟힌 것에 대해 저는 분노합니다.20002월 입당하던 날부터 오늘까지 당은 저의 집이었습니다. 이 나라 유일한 보수당을 사랑했기에 저는 어느 위치에 있든 당을 위해 제 온 몸을 던졌습니다. 그만큼 당을 사랑했기에 당의 정체성에 맞지 않는다는 말에 참 가슴이 아팠습니다.

저는 2010년 전당대회 출마선언문, 그리고 작년 4월 국회 대표연설문을 다시 읽어봤습니다. 몇 번을 읽어봐도 당의 정강정책에 어긋나는 내용은 없었습니다, 오히려 당의 정강정책은 따뜻한 보수, 정의로운 보수를 추구하는 저의 노선과 가치가 옳았다고 말해주고 있었습니다.

결국 정체성 시비는 개혁의 뜻을 저와 함께한 의원들을, 저와 함께한 죄밖에 없는 의원들을 쫓아내기 위한 핑계에 불과했습니다. 공천을 주도한 그들에게 정체성에 대한 고민은 애당초 없었고 진박, 비박이라는 편가르기만 있었을 뿐입니다. 국민 앞에 참으로 부끄러운 일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옵니다, 국민 권력을 천명한 우리 헌법 12항입니다. 어떤 권력도 국민을 이길 수는 없습니다. 우리가 꿈꾸는 세상은 힘이 지배하는 세상이 아니라 원칙이 지켜지고 정의가 살아있고 상식이 통하는 세상입니다. 오늘 저는 헌법에 의지한 채 저의 오랜 정든 집을 잠시 떠나려 합니다. 그리고 정의를 위해 출마하겠습니다.

권력이 저를 버려도 저는 국민만 보고 가겠습니다. 제가 두려운 건 오로지 국민이고 제가 믿는 건 국민의 정의로운 마음뿐입니다. 저에게 주어진 이 길을 용감하게 가겠습니다. 어떤 고난이 닥쳐와도 결코 멈추지 않겠습니다. 보수의 적자 대구의 아들 답게 정정당당하게 나아가겠습니다. 국민의 선택으로 반드시 승리해서 정치에 대한 저의 소명을 다하겠습니다.

오늘 저의 시작이 따뜻한 보수, 정의로운 보수로 나아가는 새로운 걸음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저와 뜻을 같이했다는 이유로 억울하게 경선의 기회조차 박탈당한 동지들을 생각하면 제 가슴이 미어집니다. 이 분들은 우리당을 따뜻한 보수, 정의로운 보수로 개혁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오신 분들입니다. 제가 동지들과 함께 당으로 돌아와서 보수 개혁의 꿈을 꼭 이룰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의 뜨거운 지지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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