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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국정교과서 현장본 공개 우편향.친일미화 등 논란 확산

집필진 대부분 보수.우파 성향, '올바른 역사교과서' 될까?

고 건 | 기사입력 2016/11/29 [01:58]

교육부, 국정교과서 현장본 공개 우편향.친일미화 등 논란 확산

집필진 대부분 보수.우파 성향, '올바른 역사교과서' 될까?

고 건 | 입력 : 2016/11/29 [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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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부와 국사편찬위원회는 그동안 베일에 가려졌던 국정 역사교과서인 역사, 역사(중학교)와 한국사(고등학교) 현장검토본과 집필진 31명을 공개했다.

교육부는 그동안 편찬 기준과 집필진도 비공개 방침으로 일관해 깜깜이 집필이란 비판을 받았었다.

이날 이준식 교육부 장관은 이번 국정교과서가 올바른 역사교과서로 평가했지만 헌법부정.친일미화라는 부정적 평가와 동시에 가장 관심이 집중됐던 현대사 부문 집필진이 대부분 뉴라이트 등 우파 계열의 인사들로 구성되어 공정성 논란까지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교육부가 공개한 집필진 31명의 명단을 보면 집필진 중 3분의 1이 국사편찬위원회 등 정부 산하기관 인사인데다 현대사 집필진 중 현대사 전공자는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더구나 현대사 집필진 7명 중 4명은이 뉴라이트 계열의 '한국현대사학회''교과서포럼' 출신으로 교과서가 편향됐다는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공개된 중학교 역사교과서와 고등학교 한국사교과서 집필진은 총 31명으로 대학교수, 현장 교사도 7명 포함됐다.

집필진은 선사.고대 5, 고려 5, 조선 4, 근대 4, .현대 1, 현대 6, 세계사 6명으로 구성해 현대사와 세계사 비중을 높였다.

교육부와 국사편찬위원회는 지난해 1123일 중학교 26, 고등학교 21명 등 총 47명으로 집필진을 구성했다고 밝혔으나 실상은 중학교 역사교과서 집필에 31, 고교 한국사에 27명이 동시에 집필해 31명이 된 것이다.

집필진은 60대 이상으로 70대 이상인 대학 명예교수, 공무원도 6명 포함됐다.

이 장관은 국정 역사교과서를 공개하며 "사실에 입각한 균형 잡힌 교과서"를 강조하며 이념논쟁에 따른 소모적인 갈등을 해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교과서 집필진 대부분이 보수 성향의 인사들인데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야당 의원들의 분석에 따르면 현대사 집필진은 정치학자 2, 경제학자 2, 법학자 1, 군사학자 1명으로 구성됐는데, 현대사 집필진 7명 중 현대사 전공자가 한 명도 없다는 것도 문제다. 현장 교사 출신 1명도 역사교육학과 출신이지만 근대사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받은 것으로 야당 교문위원들은 파악했다.

야당 교문위원들에 의하면 김명섭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와 나종남 육군사관학교 군사사학과 교수는 뉴라이트 계열의 한국현대사학회 창립준비위원으로 활동했고, 이주영 건국대학교 명예교수 또한 같은 계열의 교과서포럼 인사들이 주축이 돼 만든 '한국현대사학회' 고문으로 활동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현대사학회와 교과서포럼은 뉴라이트 인사들이 만든 대표 단체로 2013년 친일.독재 미화논란을 일으켰던 교학사 고교 한국사교과서의 책임 집필진인 권희영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 이명희 공주대 교수 등이 한국현대사학회 주요 구성원이다.

야당 교문위원들은 "남은 2명 역시 교학사 교과서 찬성자이거나 '5·16 군사혁명'을 주장한 학자"라며 "현대사 집필진 7명 중 6명이 편향된 역사관을 가진 사람으로 평가된다"고 지적했다.

근대사 부분을 집필한 이민원 동아역사연구소 소장도 지난 20132월 서울 중구 정동제일감리교회에서 열린 '24회 이승만 포럼'의 진행을 맡은 바 있다. 이승만 포럼은 이승만 대통령의 업적을 연구하는 포럼이다.

또한 전체 집필진 31명 중 11명이 국사편찬위원회, 동북아역사재단 등 역사 관련 공공기관 출신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야당 교문위원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국정교과서 집필진에 정부 인사가 대거 투입됐다""집필진 인력풀이 적었다는 증거이며 정부의 요구를 거절하기 어려운 집필진 구성"이라고 지적했다.

교육부는 이날부터 1223일까지 현장 검토본을 '올바른 역사교과서 인터넷 웹사이트'(historytextbook.moe.go.kr)에 전자책(e) 형태로 공개하고 의견수렴을 거쳐 20171월말 최종본을 확정할 계획이다.

국정교과서 현장 검토본에서 가장 문제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내용을 살려보면, 우선 한국사에서 기존 교과서의 대한민국 정부수립정부수립으로 고쳐 건국절이란 표현만 안 썼지 실제로 뉴라이트 등 우파의 논리를 따랐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북한에 대한 내용에서 북한 정권 수립으로 써 유엔이 대한민국 정부를 한반도에서 수립된 유일한 합법 정부로 승인했다는 점을 강조했는데, 이는 기존 검정교과서들이 대한민국 정부수립으로 표현하고 있는 부분을 바꿔 국가로, 북한은 정권으로 규정했다.

현행 검정교과서들은 남한만의 단독선거에 반대했던 사례들을 소개했지만 이번 국정교과서에는 수록되지 않았다. 특히, 1948년 제주4.3사건에 대해 현행 교과서는 무장봉기의 전후 사정과 25,000명에 달했던 제주도민의 피해를 자세히 서술했으나 국정교과서는 이를 삭제했다.

한편, 이날 국정교과서 현장본 공개 현장에서 기자들이 현대사 부문에 왜 역사학자가 없냐는 질문을 하자 최대권 서울대 명예교수는 개인적 체험을 예로 들어 말해주고 싶다.”나는 초등학교 8살 때 해방을 겪은 이후로 6.25, 4.19, 5.16까지 모든 역사를 체험했다. 법학 전공자로서 그 역사적 사건을 체험한 것이다. 나도 국민이다. 국민으로서 자존심 가지고 내 나라가 좋다고 자신있게 대답할 수 있는 역사교육이 돼야 한다.”고 다소 황당한 답변을 하기도 했다.

<고 건 기자/ntmnewsk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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