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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박근혜 전 대통령.최순실.정호성 3자 대화 녹음 공개

녹음 내용 들어보면 누가 대한민국 대통령 당선자인지 알 수 없을 정도

고 건 | 기사입력 2017/12/14 [02:42]

검찰, 박근혜 전 대통령.최순실.정호성 3자 대화 녹음 공개

녹음 내용 들어보면 누가 대한민국 대통령 당선자인지 알 수 없을 정도

고 건 | 입력 : 2017/12/14 [02:42]

13, 국정농단의 주역 최순실 씨 공판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65)이 취임 직전 최 씨와 만나 새 정부의 국정기조를 논의한 내용이 담긴 녹취 음원이 법정에서 공개됐다.

검찰은 녹취 음원을 공개한 뒤 최 씨가 국정에 개입했고, 박 전 대통령과 공모했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22(재판장 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최 씨 공판에서 검찰은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구속기소)의 휴대전화에 저장돼 있던 녹음파일을 재생했다.

재생된 녹음파일에는 2013217, 박 전 대통령과 최 씨, 정 전 비서관이 박근혜 정부 국정기조를 논의한 3자 대화 내용이 담겨있다.

내용을 보면 박 전 대통령이 지난번 손학규가 저녁이 있는 삶... 그게 그렇게 인기를 끌었다고라고 말하자 최 씨는 굉장히 좋네요라고 답했는데, ‘저녁이 있는 삶2012년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출마한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앞세운 구호였다.

박 전 대통령은 경제부흥이란 단어를 언급하며 그런 식으로 표현하는 것도 좋지 않냐고 물었고, 정 전 비서관은 그동안 경제부흥이라는 단어를 선생님(최순실)께서 처음 말씀하신 단어라고 답했다.

박 전 대통령이 괜찮아요?”라고 되묻자 정 전 비서관은 먹힐 것 같다고 말했고, 박 전 대통령이 모두가 그러길 바란다. 살기가 힘들다고 하자 최 씨는 경제부흥은 괜찮다고 답한다. 또 박 전 대통령이 경제부흥에 이어 국민행복을 언급하자 최 씨는 국민행복도 괜찮아요라고 말했다.

이어 박 전 대통령은 문화를 즐겨야 문화가 부흥한다문화향유라는 단어를 언급하자 최 씨가 그렇게 해서 국가기조를 하시면 이게 컨셉이 되고, 공무원들도 알고라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이 새 정부에서 하려는 것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복지이고, 하나는 창조경제를 통한 경제성장이라며 그 다음에 한반도의 신뢰와 평화를 구축하겠다는 그것이 굉장히 뚜렷하다고 말했다.

이에 최 씨는 거기다 문화를 넣으셔 가지고 기조가 형성이 돼야 재외공관하고 대사관에 그런 걸 다 내려주셔야 된다이번 취임사에서 나와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초창기에 취임 들어가서 내려 보내셔야 한다국가공무원으로 그렇게 해서 기조를 내려 보낼 수 있게 만들라고요. 1부속실에서 하는 게 그런 일이라고 박 전 대통령과 정 전 비서관에게 말했다.

3자 대화가 있은 뒤 8일 후에 박 전 대통령은 2013225일 대한민국 18대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취임사에는 경제부흥.국민행복.문화융성.평화통일 기반 구축이 새 정부의 4대 기조로 언급됐다. 3자 대화에 나오는 내용들인 것이다.

검찰은 최 씨가 정 전 비서관에게 그 업무가 1부속실에서 하는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국정전반에 깊이 개입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면서 최 씨가 박 전 대통령과 가까운 관계로 범행을 공모했다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이런 검찰의 주장에 최 씨 측은 강하게 반발했다. 최 씨 측 이경재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이 최 씨의 아이디어에 따라 국정기조를 정하고 했다는 것은 박 전 대통령을 압도적으로 당선시킨 1200만 주권자에 대한 모독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녹취내용) 어디에도 공소사실과 관련해 박 전 대통령과 최 씨가 부정한 행위를 했다는 내용이 없다경제부흥, 창조경제 이런 얘기인데, 이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얘기라고 따졌다.

이 변호사는 최 씨가 박 전 대통령의 숨은 조력자로 아이디어를 제공하기 때문에, 그에 따라 걸 맞는 얘기를 조언한 것으로 평가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재판부는 14, 최 씨와 그 공범인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구속기소),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 대한 결심공판을 진행한다. 검찰은 이들에 대한 구형량과 구형사유를 밝히고, 피고인들은 최후변론을 할 예정이다.

<고 건 기자/koey50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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