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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선진화법 무색하게 만든 한국당, 다시 '동물 국회' 만들어

심상정 의원, '국회선진화법은 자유한국당이 만든 법' 일갈

강홍구 | 기사입력 2019/04/26 [03:19]

국회선진화법 무색하게 만든 한국당, 다시 '동물 국회' 만들어

심상정 의원, '국회선진화법은 자유한국당이 만든 법' 일갈

강홍구 | 입력 : 2019/04/26 [03:19]

25, 여의도 국회는 그야말로 난장판에 다름 아니었다.

여야 4당이 선거제.개혁법안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과 관련해 이를 반대하는 자유한국당이 국회선진화법을 무색하게 하며 근 10여년 만에 국회를 다시 동물 국회로 만들었다.

지난해 1215, 선거제.개혁법안에 대해 합의했던 한국당은 그동안 논의에 나서지 않고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며 시간을 보냈던 것에 대한 반성은 없고 기다리던 여야 4당이 '패스트트랙 ' 기간에 쫒겨 지정을 본격화하자 국회를 점령(?)하다시피 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에 대해 비판적인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이날 '육탄 저지'에 나선 한국당이 국회 소관 특별위원회 회의장과 로텐더홀은 물론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실을 점거하는 등 곳곳에서 '철야 대치'에 들어가면서 패스트트랙지정이 진통을 겪고 있다.

여야 4당은 이날 선거제와 개혁법안들의 신속처리안건 지정을 처리하기로 했으나 한국당의 육탄 방어에 막혀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정개특위와 사개특위는 여야 4당의 주도 하에 이날 저녁, ‘패스트트랙문제 논의를 위한 전체회의를 소집했으나 회의는 자정이 넘도록 열리지 못했다.

정개특위 회의 장소인 행안위 회의실 앞에는 여야 지도부가 총 출동해 막말과 고성을 주고받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무력으로 패스트트랙저지에 나선 한국당의 행태를 항의하기 위해 정개특위 위원장인 심상정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모습을 나타내자 나경원 원내대표는 "심상정 의원, 민주당 이중대 하지 마세요"라며 "이해찬 대표, 심상정 의원은 이렇게 국회를 운영해도 됩니까?"라고 소리쳤다.

이에 심 의원은 "이렇게 무법천지를 만든 나경원 원내대표는 (뒤에 숨지 말고) 나오세요"라며 "국회선진화법은 자유한국당이 만든 법"이라고 맞받았다.

민주당 이 대표도 "회의장 진입을 방해하면 안 된다"면서 "이것을 방해하지 않으려고 국회선진화법을 만든 것 아닌가"라고 거들었다.

이날 오후 10시께, 사개특위 회의장이 2층에서 6층으로 변경됐다는 얘기가 나돌자 나 원내대표 등 한국당 의원들은 서둘러 자리를 옮기기도 했다.

오후 11시를 넘겨 대치상태가 소강국면에 접어들자 한국당 나 원내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여야 4당의 패스트트랙강행을 거듭 비판했다.

민주당 지도부와 의원들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규탄대회를 열고 "헌법파괴 폭력점거 한국당은 물러가라"고 맞받아쳤다.

앞서 사개특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오후 645분께, ‘패스트트랙에 지정을 위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과 검경수사권 조정법안을 제출하기 위해 국회 본청 7층 의안과를 찾았다.

이를 한국당 의원들과 보좌관 등이 가로막으면서 고성과 몸싸움을 동반한 격한 충돌이 빚어졌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의사과 업무가 마비되자 국회 출범 이후 6번째로 경호권을 발동하기도 했는데, 의장이 경호권을 발동한 것은 지난 1986년 이후 33년 만에 처음이었다.

경호권 발동 이후 국회 경위 및 방호원들이 출동했으나 인력 부족으로 한국당의 방어를 뚫지 못했다. 민주당은 물리적으로 법안 제출이 불가피해지자 결국 '이메일 법안 제출'이란 우회로를 선택하기도 했다.

<강홍구 기자/hg71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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