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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닷컴 ”노재우”기자의 나이지리아전 관전평:엔티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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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닷컴 ”노재우”기자의 나이지리아전 관전평

김근현 | 기사입력 2010/06/24 [22:16]

골닷컴 ”노재우”기자의 나이지리아전 관전평

김근현 | 입력 : 2010/06/24 [22:16]

히딩크 감독이 우리나라에 선물한 제일 큰 교훈은 바로 '우수한 정신력과 체력이 우수한 기술을 제압할 수 있다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10년 전만 해도 우리는 유럽에서 뛰는 스타 선수들을 도저히 넘어설 수 없는 벽이라 여겨왔습니다.

실제로 결과가 그랬거든요.
월드컵에 매번 나가도 16강은 멀어 보이기만 했고 종종 네덜란드, 프랑스, 체코 등에게 5:0 대패를당하기도 했으니까요. 하지만, 히딩크 감독 덕분에 한국은 우리 고유의 힘과 색깔로 세계에 맞설 수 있는 법터득했습니다.

그 결과 2002년부터 한국은 서서히 세계무대에서 만만치 않은 팀으로 발돋음해왔고요.

이제 우리는 히딩크 감독이 떠난 지 10년도 되지 않아 한국인 감독의 손으로 원정 16강이라는 놀라운 업적을 달성했습니다. 이번 월드컵에 출전한 한국 대표팀은 우수한 정신력과 체력은 물론 우수한 기술까지 갖춘 훌륭한 팀이라 생각합니다.

그 팀을 만든 것은 누굴까요? 바로 저를 포함해 수많은 사람들에게 손가락질당했던 허정무 감독입니다. 사실 다른 사람을 비판하기는 참 쉬운 것 같습니다.  특히 그 사람이 한 나라의 축구 감독이라면 말할 필요도 없고요.(이번 월드컵을 통해 정말 많이 느낀 부분입니다.)

모든 감독은 장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허정무 감독의 단점은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16강에 진출한 지금도 지적하고 있을 테니 저는 이 글을 통해 한 번 반대편 저울을 들어 올려 보겠습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은 세대교체를 진행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빠져 있었습니다. 그래서 수많은 선수들이 테스트를 거치며 누구는 살아남고 누구는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우리는 꽤 오랜 시간 동안 조재진 선수에게 한국의 원톱 자리를 맡기며 경기가 안 풀리면 그의 머리에 공을 맞히는 전술을 써왔지요.

솔직히 지금도 아시안컵 당시 조재진 선수의 플레이를 생각하면 머리가 터져버릴 것 같은 기분입니다.

수비라인은 더욱 말할 것도 없습니다.
유경렬, 박동혁, 박재홍, 곽희주, 김한윤 그리고 김진규... 이들이 정신없이 대표팀을 오갔지만 결국 월드컵에서 제대로 활약을 보여준 선수는 한 명도 없습니다. 때로는 김동진을 센터백으로 기용하기도 했고 2006년 월드컵에는 은퇴한 최진철 선수까지 대표팀 수비 보강을 위해 사정사정해서 복귀시켰고요.

지금의 한국팀은 어떤가요? 본프레레, 아드보카트와 핌 베어백 감독 모두 박주영 선수를 썼지만, 이 정도로 그가 팀에 녹아들었던 적이 있었나 모르겠습니다.

해외 진출 이후 박주영 선수가 급성장한 건 사실이지만 허정무 감독이 박주영의 능력을 극대화 시키기 위해 기용한 선수가 두 명 있으니 바로 기성용과 이청용입니다.

지금이야 쌍용이라 불리며 한국 대표팀의 대들보가 되었지만 몇 년 전만 해도 두 어린 선수를 한국 대표팀의 주전으로 기용시킨 것은 정말 다른 국내 감독이었으면 상상하기 어려운 과감한 결단이었습니다.

당시 기성용의 나이는 만 19살, 십대였습니다. 김남일, 김두현 등의 베테랑들을 제쳐놓고 꾸준히 기용한 그 기성용 선수가 이번 월드컵에서 벌써 두골을 만들어 냈습니다.

두 골이 나온 것은 모두 세트 피스 상황. 모두 기성용이 올려주고 이정수가 헤딩으로 넣는 약속된 플레이로 들어갔습니다.

부상으로 아쉽게 하차한 곽태휘 선수는 자신의 칼럼에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이정수의 선제골이 터진 순간, 머리털이 쭈뼛 섰다. 평균 신장이 큰 그리스를 맞아 우리는 세트피스 훈련을 집중적으로 했다. '약속된 플레이'를 위해 같은 장면을 연습하고 또 연습했다."

또한, 기성용 선수는 또 최근 이런 말을 했습니다. “셀틱에서 3개월간 경기에 나서지 못하며 내가 따로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었다. 대표팀에 도움이 돼야겠다는 생각에 프리킥과 체력 훈련을 틈나는 대로 했다. 경기 감각이 떨어져 있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좋아질 것이라 확신했다. 내가 가지고 있는 뭔가가 있다고 생각했다. 기량이 떨어진 나를 계속 기용하며 기회를 주신 허 감독님께 감사드린다”.

허정무 감독은 한국이 조별예선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술 중 하나를 세트 피스로 보고 슬럼프를 겪고 있던 기성용을 월드컵전까지 억지로 기용시키며 컨디션을 최대한 끌어올린 것입니다.

결국 한국의 이번 대회 득점 중 반인 세트 피스가 결코 선수들의 개인적 능력만이 아니라 허정무 감독의 믿음 또한 큰 몫을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박지성 선수에게 주장 완장을 준 것과 정성룡 선수를 이운재 선수 대신 파격적으로 기용한 것에 대해서는 잉글랜드 언론
'기존의 한국 감독이었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며 극찬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홍명보 선수의 은퇴 후 평생 물음표로 남을 것 같았던 수비라인입니다. 자동문이란 오명과 함께 한때 대한민국 네티즌들이 역적 취급했던 조용형 선수. 그 조용형 선수가 현재 월드컵 최고 수비수 중 한명으로 활약하고 있습니다.(아래 피파 사이트를 참고해주시길 바랍니다. http://www.fifa.com/worldcup/statistics/players/defending.html)

여기까지 봤을때 허정무 감독이 부임한 후 지금까지 보여준 그의 모토는 바로 '실력이 있으면 욕을 먹든 나이가 적든 기용을 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이런 감독이 며칠 전까지만 해도 연줄 때문에 오범석을 기용했다느니 차범근을 시기해서 차두리를 제외시켰다느니 라는 말을 들었다는 게 너무나 불공평하고억울한 처사였다고 생각합니다.

나이지리아전이 끝나고 옆에 있던 친구에게 말했습니다. "16강에 진출했으니 허정무는 명장인가?" 이 말에 저도 웃고 친구도 웃었습니다.
분명히 전술적인 면과 순간 순간의 대처가아직도 부족한 점이 많은 감독이니까요.


과연 우리가 말하는 명장의 기준은 어디에 있을까요? 스타 선수들이 즐비한 프랑스도 월드컵을 우승한 경험이 있는 감독이 지휘하는 남아공
유로 2004의 영웅이 버티고 있는 그리스도 모두 이번 월드컵에서 짐을 쌌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2006년처럼 심판을 탓하며 조별예선에서 탈락하느니 수많은 비판을 받으면서도 16강 진출에 성공한 이번 케이스가 훨씬 아릅답습니다.

토요일에 있을 우루과이전에서 패해도 상당수의 전문가들은 한국의 이번 월드컵을 성공적이라 평가할 것입니다.

그러나 만약 우루과이를 꺾는다면, 그때부터는 전 세계가 우리를 주목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허정무 감독이 서 있을 겁니다.
여전히 고집을 굽히지 않고 욕을 먹으면서.

<골닷컴 노재우 기자의 다이어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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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근현 2010/06/27 [21:48] 수정 | 삭제
  • 해당글은 노재우 기자님의 개인적인 관전평입니다 이점 참고하세요^^
  • 붉은앙마 2010/06/26 [17:13] 수정 | 삭제
  • 너무 개인적인 생각을 담은 글 같아요.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도 많답니다. 잘못된 것은 잘못됐다고 지적해야 한다고 봐요. 너무 영웅만들기에 나서지 않았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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