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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의 대전, 그 곳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났는가?

연행된 조합원 457명, 경찰은 엄정한 법 집행을 강조

사회부 | 기사입력 2009/05/17 [15:11]

16일의 대전, 그 곳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났는가?

연행된 조합원 457명, 경찰은 엄정한 법 집행을 강조

사회부 | 입력 : 2009/05/17 [15:11]

대전 시민들, ‘경찰의 강제 연행이 심했던 것 같다’
16일, 대전에서 민주노총 주도로 열린 ‘광주항쟁 29주년 전국노동자대회’가 열렸다. 이날 대회는 민주노총 조합원들과 경찰의 충돌로 많은 부상자(시민 200여명 추정, 경찰 154명)가 발생하였으며 연행 노조원은 총 457명이라고 경찰이 발표했다.

대회에 참석한 조합원들은 당초 대전시 대덕구 중리동 네거리에서 자살한 고(故) 박종태 화물연대 광주지부 제 1지회장이 안치된 대전 중앙병원까지  행진을 하기로 했으나 대한통운 앞까지 행진하면서 경찰과 충돌을 빚게 된 것.

이날 모인 민주노총 조합원 1만 2천여명과 경찰 110개 중대 1만 4천여명의 충돌은 밤늦게까지 이 과정에서 경찰과 시민들의 줄 부상이 이어졌고, 대회와는 상관없는 일반 시민들까지도 다치거나 연행되는 사태로까지 번졌다.
조합원들은 경찰의 저지를 뚫고 대한통운 앞까지 진출, 시위를 계속한 뒤 오후 8시 15분께 자진 해산을 결정, 정리를 하고 있었으나 갑자기 경찰이 강제 연행 작전을 펴면서 일대는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되었다.

대한통운 앞 4차선 도로는 전경 버스가 꽉 들어차 있어 퇴로가 좁았던 상황이었음에도 불구, 경찰은 방패와 곤봉을 휘두르면서 조합원들을 밀면서 진입했고, 이들에 떠밀려 도로에 쓰러진 일부 참가자들은 경찰의 발에 밟히기도.
경찰은 참가자들을 대한통운 대전지사 앞 인도로 몰면서 강제 연행을 시작했으며, 연행자 1명당 경찰 5~6명이 달려들어 분풀이라도 하듯 발길질과 주먹질을 해대는 상황도 발생.
이런 강제 진압의 상황에서 수십명의 부상자가 속출했고, 부상자들을 응급 치료한 한 의사는 “부상자들이 너무 많다. 저체온증과 타박상등의 부상은 기본인 것 같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후 10시를 넘긴 시간까지 경찰과 시위대의 산발적인 충돌은 계속되었고, 이 과정에서 대회를 마치고 상경하려던 조합원을 이른바 ‘토끼몰이’식 등의 연행 방법으로 연행하면서 대전 시내는 그야말로 전쟁터와 다름없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이날 연행된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모두 457명으로 집계되었으며, 현재 대전 일대의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입건한 457명에 대해 채증자료 분석 등을 통해 폭력 가담수위가 높다고 확인되는 조합원들에 대해서는 구속 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대회를 주관한 민주노총 관계자는 “경찰은 집회가 마무리된 뒤 자진 귀가하려는 조합원들을 마구잡이로 연행했으며, 심지어는 톨게이트 등에서 검문, 입건하기도 했다”면서 “폭력시위의 1차적인 책임은 진압봉과 물대포로 폭력진압을 한 경찰에 있다”고 말했다.

16일의 상황을 목도한 대전 시민들은 경찰의 진압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는데, 대전 시내 한 시민은 “대회를 구경한 것 뿐이었는데, 경찰이 갑자기 우리 아들을 연행해 갔다. 이런 경찰이 어디 있느냐” 며 울분을 감추지 못하기도.
또 시민들은 인도를 막고 있는 경찰들을 향해 “지금 대전에서 광주사태가 벌어지고 있는거냐”, “왜 집에도 못 가게 막고 있느냐”면서 강하게 항의했지만 경찰들은 “좀 있으면 끝난다. 기다리라”는 말만 되풀이 했다.
한 경찰은 자신들의 모습을 핸드폰으로 촬영을 하던 한 시민의 핸드폰을 뺏어 길바닥에 내동댕이치는 등 막무가내 모습을 보이는 등 시종 고압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날 경찰의 강제 연행 모습을 인터넷으로 생생하게 목격한 네티즌들은 분을 감추지 못하면서 이후에 있을 집회에 참여하겠다는 댓글을 다는 등의 모습을 보여 향후 각종 집회나 대회에서 적잖은 인원이 모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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