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논객 진중권, 이제 광야로 나서다

‘마지막 수업’을 진행하고 강단에서 물러나
뉴스일자: 2009년09월12일 20시45분

 <사진: 최석환기자>

스승을 마지막으로 보내는 중앙대생들의 자리

알퐁스 도데의 ‘마지막수업’.
프랑스가 프로이센과의 전쟁에서 패배한 후 알자스 로렌 지방을 프로이센에게 할양했고, 그 결과 프랑스어로 마지막 수업을 진행해야만 했던 비극적 역사를 배경으로 한 소설처럼 중앙대 진중권 전 겸임교수는 학생들과의 ‘마지막수업’을 진행했다.


11일 오후 중앙대 ‘서라벌홀’에서 진보논객의 대표 주자인 진중권 전 중앙대 겸임교수의 마지막 강의가 열렸다.

이날 진 교수의 강의를 듣기 위해 많은 학생들이 강의실을 가득 메웠다.

이번 강연을 주최한 ‘진중권 교수 재임용과 징계시도 철회를 위한 비상대책 위원회’ 학생들은 ‘외부폭력에 의해 학생들의 소중한 수업권이 박탈당하는 상황이기에 오늘 행사를 마지막 수업이라고 이름 짓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진 교수님의 수업은 오늘이 끝이 아니기에 다시 중대에서 만날 것을 기원합니다.’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지난 2003년부터 올해까지 중앙대 독어독문학과 겸임교수로 강단에 섰던 진중권 전 교수는 강의를 시작하면서 ‘내가 보는 내가 객관적일까, 타인이 보는 내가 객관적일까. 헷갈릴 때가 많습니다. 한번 여러분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세요. 우리는 타인과 주변 환경에 의해 좌우되는 삶을 사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위 사람들에 의해 자신의 견해를 바꿀 때, 즉 나 자신보다 남들이 생각하는 삶에 내 삶을 끼워 맞출 때, 이 속에서 과연 내가 가진 자화상은 무엇일까요? 내가 보는 나일까요, 남이 보는 나일까요? 여러분께 이 질문을 던지기 위해 오늘 이 주제를 택했습니다’라고 서두를 꺼냈다.

‘화가의 자화상’이란 주제로 2시간여 동안 강의를 진행한 진 교수는 특유의 달변으로 학생들을 침묵 속으로 빠져 들게 하였고, 독일 작가 페터 한트케(Peter Handke)의 시 '유년기의 노래' 낭송으로 이날 강의를 마무리했다.

진 교수는 ‘이 시를 고른 이유가, 어른이 되면 childlike(어린이다운)은 사라지고 childish(유치한)만 남기 때문’이며 그 현실을 학생들이 잘 생각해봤으면 좋겠다는 바램이라고 덧붙였다.

중앙대 학생들에게 이번 ‘마지막 강의’의 의미는 큰 것이었다.

진 교수의 재임용 탈락 소식에 ‘진보적 교수에 대한 학교의 정치 탄압’이라고 성토하며 총장과의 대면을 요구하다 징계를 당할 뻔한 일도 있었기에 강단에서 스승을 마지막으로 볼 기회를 스스로 마련했기 때문이다.

열광적인 박수와 환호 소리에 일일이 답하면서 특유의 미소를 짓고 강단을 내려 온 진 교수는 감격에 겨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강연회를 마친 후 ‘비대위’ 학생들은 중앙대 자이언트 농구장에서 ‘뒤풀이’를 마련해 진중권 전 교수에게 보내는 ‘고별 영상’을 상영하는 등 아쉬움 속에서 행사를 마무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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